19차 당 대회 업무보고 학습서에서 강조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왕치산(王岐山) 전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시진핑 사상의 핵심을 '당에 의한 영도'로 규정지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이었던 왕 전 서기는 최근 인민출판사가 출간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업무보고 학습서에서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이 학습서는 시 주석이 지난달 18일 당 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밝힌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과 그에 대한 당 지도부의 해설 등을 담았다.
왕 전 서기는 학습서에서 "한때 당과 정부의 업무를 분리해야 한다는 무분별한 주장을 펴는 사람들로 인해 당의 지도적인 역할이 약화한 적이 있었지만, 공산당의 지도적인 역할은 현대 중국의 최고 정치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 주석의 다양한 연설 내용은 한 가지 주제로 좁혀질 수 있으며, 그것은 바로 당의 지도적인 역할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생각은 정치 투쟁을 전면에 내세워 10년 동안 중국을 뒤흔든 마오쩌둥(毛澤東)의 문화대혁명을 겪고 난 후 덩샤오핑(鄧小平)이 당과 정부의 분리를 주장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왕 전 서기는 "시 주석은 애매모호한 사상들을 분명하게 하고, 잃어버린 영역을 회복했으며, 굽은 길을 곧게 폈다"며 "그는 당 중앙 지도부의 권위를 확립하고, 당 지도부의 역할이 약화하는 상황을 철저하게 역전시켰다"고 밝혔다.
이는 19차 당 대회 후 중국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실린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당, 정부, 군, 사회, 교육과 동서남북에서 당은 모든 것을 이끈다'고 규정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왕 전 서기는 19차 당 대회 결과 '7상 8하(七上 八下)' 원칙에 따라 퇴임했다.'7상 8하'는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 시점에 만 67세이면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부인 7명의 상무위원이 될 수 있지만, 68세 이상은 은퇴한다는 원칙이다.
하지만 시 주석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왕 전 서기가 내년 3월 국가부주석에 취임한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보도하는 등 그의 재기용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SCMP는 시 주석이 그에게 국가안전위원회의 요직을 맡길 것으로 전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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