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경제 잘나가지만 메르켈 지지 크게 약화한 까닭은

입력 2017-11-03 16:30  

獨경제 잘나가지만 메르켈 지지 크게 약화한 까닭은

WP '경제투표' 분석…시계열 성적ㆍ국제비교가 관건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이제는 진부한 인용문이 된 이 언명은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 후보 선거캠프가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문장이 그대로 드러내듯 선거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건 경제라는 통찰을 담았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2일(현지시간) '독일의 강한 경제가 투표에서 앙겔라 메르켈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9월 독일 총선 결과를 예로 들어 선거 성적표와 경제 성과의 상관관계를 조명했다.

신문에 실린 터키 코츠대(大) 에르뎀 아이타츠 조교수(정치학)의 분석은 올해 2% 넘는 경제성장률을 찍어 5년래 최고 성과가 예상되는 데다 1990년 통일 이래 최저 실업률을 보이는 독일의 강한 경제에도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ㆍ기독사회당 연합이 직전 2013년 총선 때보다 8.5%포인트 떨어진 역대 최악의 지지율에 그쳤다는 데 주목했다.


그러곤, 유권자들이 경제가 좋으면 기존 집권당에 표를 주고 나쁘면 안 준다는 '경제투표' 논리를 고려할 때 이는 꽤 어리둥절한 결과일지 모른다고 전제한 뒤 자신이 연구한 바로는 일국의 절대적 경제 성적이 아니라 시계열로 보는 상대적 성적 및 여타 국가와의 비교 성적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아이타츠 교수는 연구자들이 선거 당해 연도 경제 성적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폭넓은 국내ㆍ국제적 경제 맥락에 주의를 거의 기울이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1965∼2014년 62개국에서 치러진 475개 선거를 '경제투표' 관점에서 해부한 자신의 연구를 부연했다.

연구 결과 그는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동시에 국제 비교에서도 경제가 나아졌다면 집권세력이 선거에서 그만큼 보상받으며, 결정적으로 재임 기간 (전체) 상대적 성과를 고려한다면 선거 당해 연도 성장률은 뚜렷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독일을 실례로 들면 2014∼2017년 메르켈 집권 3기 누적 경제성장률은 7.1%로 예상되어 2009∼2013년 2기 때 8.5%보다 감소했다. 또 3기 집권 때 독일 주요 수출 대상국의 성장률 역시 평균 7.8%로 독일보다 높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이타츠 교수는 자신의 경제투표 모델을 적용하여 기민기사연합이 9월 총선에서 2013년보다 약 5%포인트 덜 지지 받을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아마도 메르켈의 이민(난민) 정책 같은 몇몇 다른 이슈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영향을 끼쳐 지지율이 더 많이 내려갔다고 덧붙였다.

un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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