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당대회 보고에 박수를 치지 않았던 주룽지(朱鎔基·90) 전 총리가 "'시진핑 사상'은 오랫동안 견지해야 할 행동강령"이라고 말했다.
칭화(淸華)대 경제관리학원에 따르면 주룽지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이 대학원 고문위원회 위원들과 회견에서 "'시진핑 사상'은 신시대의 정치선언이자 행동강령으로 반드시 오랫동안 견지하고 부단히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19차 전국대표대회는 정치적으로, 이론적으로, 실천상으로도 중대한 성과를 거뒀다"며 "선거로 시진핑을 '핵심'으로 한 차세대 지도부를 구성했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은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최신 성과라고 역설했다.
시진핑 사상의 당장(黨章·당헌) 삽입을 긍정하는 발언이다.
장쩌민(江澤民)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위 경제 원로인 주룽지는 지난달 18일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특별대표로 참석했으나 시 주석이 업무보고를 마친 뒤에 홀로 박수를 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주룽지를 대표로 한 장쩌민 계열이 시 주석에 대한 불만을 가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흘러나왔고 두 사람 사이의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주 전 총리의 이번 발언은 당시 박수를 치지 않아 생긴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나아가 중국 원로들도 '시진핑 시대'를 용인했음을 내비치는 언사로도 받아들여진다.
주 전 총리는 1998∼2003년 국무원 총리를 지내며 시장경제 사회주의 노선에 입각해 중국 경제의 개혁개방을 주도했던 인물로 지금도 중국 사회에서 상당한 존경을 받는 원로다.
이번에 회견을 한 칭화대 경제관리학원도 주 전 총리의 발의로 18년 전 설립돼 주 전 총리가 초대 원장을 지냈고, 지금도 고문위원회 명예주석직을 맡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24명의 해외 고문위원회 위원과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 마화텅(馬化騰) 텅쉰(騰迅·텐센트) 회장,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도 참석했다.
시 주석도 같은 날 이들 고문단과 만나 "중국이 경제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고 중국의 개방은 중국과 세계에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 결과가 될 것"이라며 중단없는 개방을 약속한 바 있다.
고문위원회는 또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와 마카이(馬凱), 류허(劉鶴), 저우샤오촨(周小川), 궈수칭(郭樹淸), 류스위(劉士余), 러우지웨이(樓繼偉) 등 중국 경제의 실력자들을 위원으로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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