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도 '미투'…성추행 의혹 야당 대표 사퇴

입력 2017-11-06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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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도 '미투'…성추행 의혹 야당 대표 사퇴

주간지에 폭로…"우리가 추구하는 엄격한 기준 나에게도 적용돼야"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에서도 야당 스타 정치인이 성추행 폭로 때문에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의원직에서도 물러났다.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언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녹색당의 공동 창립자이자 현 PLIZ 당의 당수인 페터 필츠(63)는 전날 성명을 통해 성희롱 논란에 책임을 지고 당 대표와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주간지 팔터는 4일자 기사에서 필츠 의원에게 성희롱을 당했던 여성의 증언을 실었다.

이 여성은 2013년 알프바흐에서 열린 주요 연례 포럼에서 술에 취한 필츠가 손으로 자신의 온몸을 더듬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다른 두 명의 포럼 참가자들이 겨우 필츠를 떼어놓았다고 말했다.

필츠 의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는 엄격한 기준을 위해 싸워왔고 그 기준은 나에게도 적용된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이 사안과 별개로 지난주 녹색당의 한 여성 당원이 필츠가 녹색당에 있을 때 자신을 성희롱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부인하면서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말했다.

1986년 오스트리아 녹색당을 공동 창당한 필츠는 거침없는 언변과 부패 의혹 제기로 주가를 높였던 좌파 정치인이다.

그는 올해 7월 녹색당에서 분당해 '필츠 리스트'라는 별명이 붙은 'PILZ'를 창당했다.

PILZ는 지난달 총선에서 전체 183석 중 8석을 얻었다. 반면 직전 총선에서 24석을 가졌던 녹색당은 필츠가 나가면서 한 석도 얻지 못하며 참패했다.

마르타 비스만을 새 당 대표로 내세운 PILZ는 5일 성명에서 "선거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모든 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필츠는 고문으로 남아 당무에 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 여성의 고발로 촉발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으로 영국에서는 국방장관이 사퇴했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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