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25∼27명·부상 10∼15명 추정…2세 영아·14세 목사 딸 사망
총격범 달아나다 사살된 듯…경찰 "범행동기 파악중"
라스베이거스 총격 한달만에 또 참극…트럼프 "일본서 상황 모니터링"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텍사스 주의 한 교회에서 5일(현지시간)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20여 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지난달 1일 모두 58명의 목숨을 앗아간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낸 참사가 또 벌어져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다.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인근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한 교회에 이날 무장 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20여 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했다고 CNN·ABC·CBS 등 미국 방송이 보도했다.
사상자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
사망자 수가 25명으로 파악됐다는 보도가 나왔고, 일부 현지 방송에서는 최대 27명으로 보도되고 있다.
윌슨카운티 커미셔너인 앨버트 가메스 주니어는 현지 재난관리 요원들의 전언을 인용해 2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부상자 수는 10∼15명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가운데 중태인 사람도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
현장에서 헬기가 인근 병원인 브룩아미메디컬센터로 부상자를 후송했다.
현지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서덜랜드 스프링스 4번가 500블럭에 위치한 제1침례교회에 일요 예배일인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완전 무장을 한 괴한이 들어와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을 겨냥해 마구 총을 쐈고 여러 명이 쓰러졌다.
총격범은 교회에 들어왔을 때 완전한 전투복장 차림이었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한 목격자는 "총격범이 여러 차례 총탄을 재장전하면서 총을 쐈다"고 말했다.
교회 건너편 주유소 직원은 "20발 넘게 총성이 들렸다"고 전했다.
총격범은 인근 과달루페 카운티 방향으로 달아나다가 얼마 가지 못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달루페 카운티 경찰 대변인은 "총격범이 경찰의 총에 맞았는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덜랜드 스프링스는 샌안토니오에서 남동쪽으로 약 50㎞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 주민은 2000년 인구통계에서 362명으로 나타났다.
한 주민은 "마을에 교회, 주유소, 우체국, 커뮤니티센터 등이 하나씩 있고 주민들은 대부분 서로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한 언론은 이번 총격 사건으로 마을 주민의 약 7%가 숨진 셈이라고 전했다.
총격 당시 제1침례교회 프랭크 포머로이 목사는 다른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사의 14세 딸 애너벨 양이 사망했다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2세 영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데이비드 플로레스는 CNN에 "아버지가 총격범이 교회 건물로 들어와 총을 쏘는 걸 봤다고 한다. 교회 내부가 피로 물들었고 비명이 가득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윌슨카운티 커미셔너인 가메스는 "가슴이 찢어진다.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정말 조용한 작은 마을인데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렛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우리들의 기도가 이 악행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법집행 당국의 대응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트위터를 통해 "내가 일본에서 그 상황을 모니터하고 있다. 텍사스 서덜랜드 스프링스의 사상자와 주민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연방수사국과 사법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미 연방수사국(FBI)과 주류·담배·화기류 단속국(ATF) 등 수사기관 요원들이 대거 출동해 사건이 일어난 교회를 봉쇄하고 증거 수집 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은 총격범의 신원을 확인 중이며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한 한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 휴스턴 총영사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샌안토니오 한인회와 협력해 한인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이 평소 한국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이 아니라서 현재까지는 피해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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