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연말 성수기 앞두고 가격 전쟁 포문

입력 2017-11-06 11:49  

아마존, 연말 성수기 앞두고 가격 전쟁 포문

(서울=연합뉴스_) 문정식 기자 = 아마존이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고 8%가량 인하함으로써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가격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아마존은 수주일전부터 입점 상인들이 판매하는 제품들에 인하된 가격표를 붙이기 시작했다. 종전 판매가와의 차액은 아마존이 자체적으로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자체적으로 물량을 확보해 소비자들에게 직판하는 상품들에 대해서만 가격을 통제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입점 상인들이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하는 상품들에 대해서도 손을 댄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조치는 입점 상인들이 아마존의 상품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그 비중은 약 70%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이 조사한 결과, '아마존 제공 할인가'라는 표시는 일부 입점 상인들의 제품에 적용되고 있으며 며칠 만에 사라지는 경우가 잦았다. 할인 폭은 10%를 넘지 않았다.

아마존이 할인 대상 품목을 어떻게 선정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입점 상인들로부터 가격 인하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마존 대변인은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하 혜택을 부여하되, 상인들에게는 정상가 기준의 판매 대금을 주고 있다며 상인들이 원치 않으면 제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2종의 보드게임을 판매하는 버벤처스의 한 관계자는 할인가 표시가 붙었지만 아마존측으로부터 동일한 판매 대금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존이 판매를 늘리기 위해 상인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상인은 이런 변화를 알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의 가격 인하 공세는 연중 최대 쇼핑이 이뤄지는 시기를 앞두고 월마트와 달러 제너럴 같은 경쟁사들과 본격적으로 대결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이익을 희생하는 기존 전략의 연장선에 해당한다. 아마존의 최근 분기 매출은 437억3천만 달러(약 48조5천400억 원)로 34%가 늘어났지만 이익은 거의 제자리인 2억5천600만 달러(2천861억 원)에 머물렀다.

입점 상인들은 재고 관리의 리스크를 줄이고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히기 때문에 아마존의 입장에서는 직판 상품보다 더 수익성이 높다. 반면에 가격 차액 보전에 따른 부담은 가뜩이나 엷은 이익 마진을 더욱 잠식할지 모른다.

아마존이 가격 인하를 입점 상인들의 제품으로 확대한다면 가격 비교를 통해 최저가 사냥에 나서는 고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고 상인들에게는 추가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 판매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제조사들과 이들이 정한 최저 가격을 보장하거나 웃도는 수준에서 판매 계약을 맺은 상인들은 본의 아니게 이를 어기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15년간 가정용 레크리에이션 제품을 아마존에서 판매해왔다는 다자디 닷컴의 제이슨 보이스 최고경영자는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가격차를 유지해주기로 월마트 등과 계약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아마존의 이번 조치를" 처음에는 대단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우리가 거래하는 다른 유통업체들과의 계약을 위반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입점 상인들의 급성장과 아마존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유명 브랜드들의 가격 결정권을 크게 훼손시킨 상태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와 노스페이스 등 다수의 유명 브랜드가 아마존 진출을 외면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나이키는 올여름에 비로소 위조 상품과 비공식 판매상에 대한 단속 강화를 약속받고 일부 상품을 아마존에서 판매하기로 결정했고 몇몇 다른 브랜드가 뒤이어 아마존에 입점했다.

아마존 출신으로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바이 복스 엑스퍼츠에서 일하는 제임스 톰슨 파트너는 입점 상인들의 판매가격에 대한 아마존의 개입이 향후 브랜드들의 가격 정책과 부딪힐 문젯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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