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트럼프·美 의회에 서한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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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미국 개신교계 주요 교단인 미국 장로교(PCUSA)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의회에 '노근리 사건'에 대한 사과 표명과 배상을 요구했다.
허버트 넬슨 미국 장로교 사무총장은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시민으로서 노근리에서의 미군 행위에 대해 한국에 사죄한다"며 "정부를 움직여 노근리 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를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미국 장로교는 지난 9월 22일 미국 대통령과 의회에 ▲노근리 사건에 대한 미군의 책임 인정 ▲희생자와 유족들에 대한 배상 ▲ 미군 병력훈련 과정에 노근리 사건 정보 포함 등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넬슨 사무총장은 "미국 장로교가 오랫동안 세계 정의와 평화에 깊이 관여해온 만큼 워싱턴 혹은 유엔과의 연락 통로를 갖고 있다"며 "모든 자원을 동원해 미국 정부와 대통령에 서한이 전달되고 읽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장로교는 교인이 277만명에 달하는 교세 10위의 교단이다. 이들은 넬슨 사무총장 등 관계자 16명으로 구성된 '한반도 평화 순례단'을 꾸려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8일까지 한국을 방문 중이다.
2015년 7월 실사단 꾸려 노근리평화공원에 보낸 데 이어 작년 총회에서 미군의 책임 인정 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노근리 사건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이들은 "지난 2일 노근리를 방문해 유족에게 반성과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한국전쟁과 관련해 반성할 수 있는 것들을 되짚어보고 한반도 통일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7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하는 것으로 이번 방한 일정을 마무리 짓는다.
노근리 사건은 1950년 7월 충북 영동군 노근리 쌍굴 부근에서 피란민 수백명이 미군의 공중 공격과 기관총 사격에 대량 학살된 사건이다.
정부는 한미합동조사와 유족 신고 등을 통해 이 사건 피해자를 사망 150명, 행방불명 13명, 후유장애 63명으로 확정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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