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북한이 러시아에서 서류를 위조하고 러시아-중국 간 거래로 위장해 섬유와 석유 등을 거래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6일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달 중순 북한 나진항을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북한의 화물·여객선 만경봉호의 선하증권(B/L)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고 블라디보스토크발로 전했다.
선하증권에는 러시아 중부 체보크사리의 한 회사가 평양의 무역회사로부터 5t의 북한제 의류를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수입하는 것으로 기재돼 있지만, 체보크사리 회사 측은 "북한으로부터 수입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명의가 부정하게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북한의 섬유 제품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며 북한 측이 거래처를 날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섬유 제품은 지난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로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다만 이미 계약을 끝낸 거래라면 90일 이내에 수출이 가능하다.
한편 교도통신은 거래 서류와 관계자의 증언을 통해 북한의 기업이 중국 기업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 러시아의 중개업자로부터 1만t의 석유를 구입하려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북한 간 무역 관계자는 통신에 제재 강화로 중국을 경유한 석유 수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북한이 러시아를 경유하는 새로운 석유 조달 루트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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