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트럼프 회담 '청신호' 분석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표적 대중 강경파로 꼽히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수행단 명단에서 빠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나바로 위원장이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동행하지 않게 되면서 트럼프의 대중 메시지가 온건한 쪽으로 흐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팀에서 다소 온건한 측근들의 영향력이 나바로보다 우위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도 중국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지만, 나바로 위원장보다는 현실주의적이고 실용주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법조인은 "그(나바로 위원장)는 옆으로 밀려났고, 최측근 자리에도 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실질적인 어떤 것도 제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자문을 지낸 나바로 위원장은 '중국에 의한 죽음: 다가오는 중국과의 대결'이라는 저서를 썼으며,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중국에 가혹한 보복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나바로 위원장의 임명 등으로 최악으로 흐를 것으로 보였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연 후 다소 완화됐다.
미국 재무부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으며, 정상회담 후 내놓은 100일 계획에서 양국은 일부 합의를 끌어내는 성과를 거두기도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이 중국에 대한 지적 재산권 침해 조사 등에 돌입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악화할 조짐을 보인다.
이 때문에 나바로의 중국 방문이 불발됐다고 해서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교섭에서 더 나은 위치에 서게 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미국 전문가인 루샹 연구원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나바로가 영향력을 잃었다고 하지만, 나바로는 여전히 중국에 대항할 트럼프 대통령의 카드 중 하나"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