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형산강 생태복원 포럼…강 복원 주제발표·토론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경북 포항의 젖줄인 형산강 수은 오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환경준설로 오염 퇴적물을 걷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용석 대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6일 포항 포스코 국제관에서 열린 형산강 생태복원 포럼에서 "국내 하천은 평소는 물론 집중호우와 태풍 때 퇴적물 이동이 빨라서 오염 퇴적물이 장기적으로 영일만 바다로 유입해 확산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환경준설은 오염 퇴적물을 현장에서 제거하는 것으로, 오염물질 확산 방지 시설을 하고 준설 속도와 양을 정교하게 제어해야 해 일반 준설과 구분된다"며 "다양한 공정으로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철저히 계획하고 준비하면 가장 확실한 퇴적물 제거 방법이다"고 소개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하천에서 중금속에 오염된 퇴적물을 정화하는 절차나 제도가 완비돼 있지 않고 실제 적용한 사례도 없어 참고 자료가 많지 않은 것이 문제다"고 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퇴적물에 활성탄과 같은 안정화제를 살포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잘못 살포하면 미생물에 의한 메틸수은 생성이 활성화해 오염을 가중할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형산강은 지난 1년간 각종 오염도 조사에서 지류인 구무천 퇴적물에서 수은이 1등급 기준(0.07㎎/㎏) 1만3천 배가 넘는 916㎎/㎏이 검출됐다.
남구 섬안다리 인근 구무천과 형산강이 합류하는 지점에서는 1등급 기준치 2천 배인 148㎎/㎏이 검출됐고 지난해 수은에 오염된 재첩과 황어가 잡혀 환경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포항 환경단체들은 구무천 상류 포항철강공단 일부 업체 무단 방류 등이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포항시는 수사기관과 함께 100여개 배출업체를 조사했으나 오염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포럼에서 "포항시가 형산강 수은 오염이 드러난 지 1년이 지나도록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며 "수은 오염으로 시민 사이에 미나마타병 공포가 커지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강 전체 환경오염 조사를 해 2차 오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은으로 오염된 강에 추진하는 형산강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하고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강 복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형산강은 신라 천 년 역사와 문화를 품고 산업과 과학 발전을 함께 이룬 우리 삶의 터전이자 생명줄이기 때문에 생태복원이 가장 시급하다"며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효율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시가 연 포럼에는 환경 관련 기관·단체와 학계,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형산강 오염 실태와 대책을 놓고 주제발표와 토론을 했다.
shl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