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출신 유학생 솔텟 "체코 선수들 도우면 좋겠다"
아킬레스건 수술한 여고생, 75세 할아버지도 자원봉사 열정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제가 있는 동안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데, 참여를 못 하면 너무 아깝잖아요."
2009년부터 한국과 인연을 맺은 체코인 사이먼 솔텟(24) 씨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솔텟 씨를 비롯해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자원봉사 발대식에서 만난 봉사자들은 나이와 국적 등 여러 배경을 뛰어넘어 국내에서 열리는 최대 겨울 스포츠 축제를 직접 돕겠다는 마음 하나로 똘똘 뭉친 모습이었다.
한국외대 국제통상학과 재학 중인 솔텟 씨는 "방학에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다가 이왕이면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신청했다"면서 "강릉 아이스하키 센터에서 통번역을 할 예정인데, 체코 선수들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여러 기회가 많고, 생활하기 좋고, 음식도 맛있다"며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예찬론'을 펼친 그는 "평창 올림픽이 잘 치러지고 멋진 대회가 되면 좋겠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열심히 돕고 싶다"고 말했다.
강릉 강일여고 2학년 김채현(17) 양은 강릉에서 한복 알리기 활동에 참여하는 등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관련 행사에 지속해서 참여해왔다.
"봉사하는 걸 좋아해서 2011년 처음 평창 올림픽 유치가 발표됐을 때부터 관심을 두고 있었다"는 그는 아킬레스건이 다른 이보다 짧아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음에도 힘을 보태고자 나섰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관중 안내를 맡게 될 그는 "힘들어도 웃음 잃지 않고 밝은 미소로 맞이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최고령 자원봉사자인 김영진(75) 씨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사회체육 단체의 관계자로 성화봉송에 나섰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자원봉사자로 나서는 등 국내에서 열린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두루 경험했다.
김씨는 "자원봉사자는 개최지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대회의 '얼굴' 같은 존재"라면서 "평창이 세계 최고의 올림픽이 되도록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서울 올림픽 성화봉송 땐 온 세상이 다 내 손에 들어온 것 같았다. 올림픽의 의미가 그만큼 크다"면서 "이번 경험을 가보로 남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할 이건주(71) 씨는 2001년 위암으로 수술을 받은 뒤 2002 한·일 월드컵 자원봉사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여러 활동을 통해 봉사 정신을 실천해왔다.
지난해 폐암 4기 판정을 받아 항암치료를 받는 가운데서도 평창 올림픽 봉사자로 지원했다.
이씨는 "지난해 지원할 때만 해도 상태가 좋지 않아 8개월 정도를 예상했는데, 다행히 경과가 좋아 오늘까지 왔다"면서 "여기까지 온 것도 은혜라고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1970년대 건설회사 직원으로 중동에 나가 외국 생활을 오래 하면서 저 나름대로는 경제발전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잘살게 돼 사회적으론 제 소임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이 마지막 자원봉사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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