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6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찰떡 공조'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일 동맹이 지금처럼 긴밀한 적이 없었다"며 공고한 미·일 동맹을 토대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최신 정보를 분석하고 향후 취해야 할 방안에 대해 의견이 일치했다"며 "미국과 일본이 100% 함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의 대북공조는 두 정상의 돈독한 친분을 토대로 진행해온 터라 새로울 것이 없지만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를 주로 아베 총리가 주도하는 듯한 분위기는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 등 몇몇 발언 이외에는 북한과 관련해 주목받을 만한 말을 하지 않았다. 북한 관련 미·일 합의사항은 거의 모두 아베 총리 입을 통해 발표됐다.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보좌관 같다는 일본 내 비판을 우스갯소리로만 들을 일은 아닌 듯하다.
그런 데다 일본의 입장이 우리 정부와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일본은 '북한에 대한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했다. 미국의 군사행동도 지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한반도에서 절대로 전쟁은 안 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는 사뭇 다르다. 아베 총리는 또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지금은 북한에 대해 대화가 아닌 추가 압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정책을 바꿀 테니 대화하자고 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동의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역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면서 어떡해서든 남북대화의 물꼬를 터보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과 온도 차가 있어 보인다. 아베 총리는 "미국과 일본에 한국을 더해 한미일 3개국 연대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여 북핵 해법의 중심은 미일 동맹이라는 인식을 은근히 내비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친밀한 관계를 과시했지만, 무역적자를 비롯한 통상문제에서는 작심한 듯 날 선 발언을 한 것도 주목된다. 이날 도쿄의 주일 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미·일 경제계 인사들과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 "일본에서는 미국 자동차 회사의 차 판매가 저조하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워킹런치(업무오찬)와 정상회담에서도 미일 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식성까지 고려하며 '오모테나시(일본 특유의 극진한 대접)' 문화를 보여줬지만 자국의 경제적 이익 앞에서는 별 소용이 없었다는 의미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국익을 앞서는 것은 없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무역도 불공정했다"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통상압박이 예상보다 더 거세질 수도 있다. 그런 전제 아래 막바지 점검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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