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치권 '미투' 파문 어디까지?…부총리도 연루

입력 2017-11-0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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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정치권 '미투' 파문 어디까지?…부총리도 연루

9년 전 의원실 컴퓨터에서 포르노 발견돼

그린 부총리 "완전 거짓…정치적 중상모략" 부인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메가톤급 성추문으로 촉발된 미국 내 성폭력 고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영국 정치권으로 번진 가운데 파문이 데미안 그린 부총리에까지 미쳤다.

지난 2008년 당시 야당인 보수당 예비내각 이민담당 장관을 맡고 있던 그린 하원의원실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에서 그린 의원이 사용한 컴퓨터에서 포르노가 발견됐다고 보수 일간 더타임스 일요판 더선데이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압수수색은 노동당 정부 관료들이 야당에 기밀을 잇달아 흘린 의혹에 관한 수사 과정에서 그린 의원이 체포된 뒤 이뤄졌다.

하지만 경찰은 범죄 행위에 해당하는 요소는 없다고 판단했고 문제의 컴퓨터가 의원실의 여러 직원에 의해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해 관련 수사를 곧바로 끝냈다고 신문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앰버 러드 내무장관은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내각사무처가 이 부분도 조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미 그린 부총리는 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내각사무처의 조사를 받아오던 터였다.

한 여성이 지난 2005년 한 펍(영국 술집)에서 그린 의원이 자신의 무릎을 잠깐 만졌고 1년 후에는 신문에 코르셋을 입은 자신의 사진이 나오자 그가 성적 암시를 담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더타임스에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린 부총리는 "완전한 거짓"이며 "정치적 중상모략"이라고 강력 부인했다.

그린 부총리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아주 가까운 정치적 동지로 분류된다.

성희롱 스캔들에 결국 사퇴한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을 포함한 집권 보수당 의원들이 줄줄이 성희롱 스캔들에 휩싸인 데 이어 부총리까지 연루되자 메이 총리에도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가하는 모습이다.

그린 부총리 이외에도 마크 가니어 국제통상부 차관, 하원 원내총무를 지낸 바 있는 찰리 엘피커 의원, 각료 출신의 스티븐 크랩 의원 등이 현재 내각사무처의 조사를 받고 있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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