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열흘 여간 피로와 싸워야 한다"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 출장의 '적'인 피로라는 변수에 직면했다고 NBC 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일본 방문 기간 새벽에 날아든 '텍사스 총기 난사' 비보에 적잖은 충격을 받는 등 순방 초반부터 심적 피로도가 가중되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NBC 보도에 따르면 6일(한국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기자회견을 위해 언론 앞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의 활기찬 모습 대신 표정에 피로함이 묻어났으며, 이날도 특유의 애드리브를 이어가긴 했지만 과장된 화법으로 파고드는 쇼맨십을 제대로 발휘하지는 못했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이 방송은 "장기간의 순방 기간, 시차 등에 따른 피로 요인이 매우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 않아도 돌발적 발언을 하는 경향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열흘 넘게 5개국을 넘나드는 순방 일정을 소화한다고 생각해보면, 컨디션 상태가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기자회견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내뱉은 농반진반의 발언에 현장 분위기가 일순 어색해지기도 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경제'를 언급하며 "일본의 도시들이 활기차고 경제가 힘이 있지만 우리만큼은 아니다"라며 "일본은 두 번째"라고 가볍게 농담성 발언을 던졌지만, 아베 총리를 비롯해 현장에 있던 그 누구도 제대로 웃지 않았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한편 CNN은 텍사스 총기 난사 참사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미리 준비된 애도의 메시지를 밝혔지만, 아시아 순방 일정은 예정대로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총기 난사 사건이 일상적 상황이 되면서 일정 변경의 변수가 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달 전 라스베이거스 총기 참사 때에 이어 이번에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개인의 소행으로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며 총기 규제 강화 등 제도적 개선에는 선을 긋는 '낯익은 패턴'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라스베이거스 총기 참사 당시 총기범에 대해 "미친 사람"이라고 한 데 이어 이번에도 "총기 문제가 아니라 가장 높은 수준의 정신건강 문제"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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