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일가족 살해범, 도피길 공항 면세점서 '명품 쇼핑'

입력 2017-11-0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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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일가족 살해범, 도피길 공항 면세점서 '명품 쇼핑'

인천공항 면세점 명품관 들러 수백만원 어치 명품 구입

처가·금융기관서 8천만원 빚…"범행동기 관련성 수사 중"

(용인=연합뉴스) 최해민 강영훈 기자 = 경기 용인에서 일가족 3명을 살해한 뒤 뉴질랜드로 달아난 장남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된 아내가 도피 당시 공항 면세점에서 명품 수백만원 어치를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천륜을 저버린 범행 후 도피 길에 오른 이들이 희희낙락 명품 쇼핑을 즐긴 것으로 확인돼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금융·수사 당국 등에 따르면 존속살인 및 살인 등 혐의를 받는 김모(35)씨와 아내 정모(32·여)씨의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도피 직전 인천공항 면세점에 들른 사실이 확인됐다.

정씨는 남편과 면세점 명품관에서 300만원 넘게 물품을 구입했고, 이외에도 면세점 내에서 100만원을 더 써 총 400만원 상당의 쇼핑을 했다.

뉴질랜드에 도착해서는 벤츠 SUV를 사고, 가구를 새로 들여놓는 등 '새 인생'을 시작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수사기관이 금융당국에 피의자들과 관련된 금융거래 정보를 받아 분석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상황과 직접 관련된 부분이 아니어서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금융거래 내역 분석결과, 범행 전 김씨는 처가에 6천만원과 금융기관에 500만원의 빚이 있었고, 아내 정씨는 금융기관에 1천500만원의 빚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일정한 수입원이 없어 처가와 처가 친척들의 집을 전전하며 생활해왔고 빌린 돈은 주로 생활비로 쓴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의 처가에선 김씨가 "100억원대 자산가인 할아버지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을 예정이니 당분간만 도와달라"라고 해 이를 믿고 생활비를 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8천만원에 달하는 부부의 채무가 범행을 결심하게 된 동기와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정씨가 남편과 어려운 경제 상황을 해결하려고 사전에 범행을 공모했을 것으로 경찰은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21일 어머니 A(55)씨와 이부(異父)동생 B(14)군, 그리고 계부 C(57)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직후 A씨의 계좌에서 1억2천여만원을 수차례에 걸쳐 빼내 10만 뉴질랜드달러(한화 7천700여만원)를 환전, 도피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범행 후 같은 달 23일 공모 혐의를 받는 아내 정씨와 함께 두 딸(2세·7개월)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도피했고, 정씨는 김씨가 과거 절도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되자 이달 1일 아이들과 함께 자진 귀국했다.

goal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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