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3분의 1 수준·대면 거래 축소 흐름 반영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은행 등 금융기관 영업 점포들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유동인구가 많고 목이 좋은 건물 1층에 자리 잡는 게 관행이다.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1층에 자리잡은 널따란 간판이 행인의 시선을 쉽게 붙잡을 수 있는 등 은행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점 등 영업 점포들이 건물 2층 이상으로 올라가고 있다.
7일 광주은행이 지난달 말 기준, 영업 점포 층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점포 140곳 중 1층은 84개로 60%다.
2층 36곳(25.7%), 3층 13곳(9.3%), 4층 이상 7곳(4.9%)으로 2층 이상이 40%에 달했다.
10곳 중 4곳이 1층을 벗어난 곳에 자리잡았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5∼10년 전만 해도 은행 점포 대부분이 1층에 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2층 이상이 늘고 있다"며 "금융권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 점포가 2층 이상으로 올라가는 있는 이유는 스마트폰, 인터넷 등 온라인 거래(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은행 창구를 직접 찾는 고객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이 영업비용을 아끼려는 점도 고려됐다.
광주 상무지구와 광주·전남혁신도시 등 번화가에 있는 건물 임대료의 경우 2층이 1층과 비교해 3분의 1 이상 저렴하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건물주들이 건물을 살리려고 은행 점포를 유치하려고 혈안이 됐지만 최근에는 은행 점포보다는 커피숍, 헬스 앤 뷰티 가게, 패스트푸드점 등 젊은이들의 트렌드에 맞는 점포를 선호하고 있다"며 "일본도 많은 은행 점포가 고층에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은 은행 점포가 2층 이상에 있는 데 대한 노인들의 불만을 고려해 '어르신 전용 점포'를 1층에 개설하고 있다.
지난해 광주 북구, 남구에 이어 올해 말 동구에 개설하고, 내년에 서구에 문을 연다.
어르신 전용 점포를 이용하는 노인에게는 금리를 우대하고 창구에서 다른 금융기관으로 돈을 이체하거나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을 때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shch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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