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비명에 달려간 호주 '의인', 몸싸움 도둑 숨져 '시련'

입력 2017-11-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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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비명에 달려간 호주 '의인', 몸싸움 도둑 숨져 '시련'

2년 만에 겨우 혐의 벗어…"그 상황 다시 오면 똑같이 할 것"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이웃집에 침입한 도둑과 몸싸움을 벌이다 살인 혐의에 몰린 호주 남성이 약 2년의 시련 끝에 자신을 덮친 올가미에서 벗어났다.

호주 언론들은 7일 보안 및 경비업체 운영자로 세 아이의 아버지인 러셀 해리슨이 자칫 살인 혐의를 받아 가정이 파괴될 뻔한 어려움을 겪다가 완전히 혐의를 벗게 됐다고 보도했다.






해리슨의 악몽은 약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12월 멜버른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가족의 특별행사를 준비하던 해리슨은 이웃집에서 터져 나온 여성의 비명을 들었다.

미국 출신으로 미군 장교를 지낸 해리슨은 바로 달려갔고 집안에서 한 침입자에 의해 목이 졸린 채 저항하는 이웃집 여성을 발견했다. 여성은 벽으로 밀려 꼼짝하지 못하고 있었다.

해리슨의 구원 손길로 이웃 여성은 겨우 남성의 손에서 벗어났고, 해리슨과 침입자인 애덤 슬롬체프스키(당시 44세)는 서로 정면으로 대치하게 됐다. 애덤은 마약 중독자며 절도 전과자였다.

해리슨은 후에 경찰에 경찰이 올 때까지 침입자를 도망 못 가게만 할 생각이었지만, 상대인 애덤은 해리슨의 머리를 팔로 감싸는 헤드록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필사적인 몸싸움 끝에 겨우 조인 목을 푼 해리슨은 군 시절 배운 기술을 이용, 역으로 상대의 목을 조였다. 해리슨은 "숨을 쉴 수 없다"는 호소에 풀어주었으나 불행하게도 애덤은 사망했다.

해리슨은 상대가 자신을 "정말 죽이려 시도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날 그 집에 내가 가지 않았더라면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숨져 있는 엄마를 발견했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소개했다.

해리슨은 뒤늦게 도착한 경찰에게 다툼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으나, 이 일은 살인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됐다.

결국, 주 검시관이 6일에야 애덤의 사인이 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심장부정맥과 목에 대한 압박뿐만 아니라 마약인 암페타민 투약과도 관련된 복합적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해리슨은 최종적으로 혐의를 벗게 됐다.

해리슨은 이번에 겪은 시련으로 가정이 거의 파괴될 지경이었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놓았으며, 그의 아내도 "우리에게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고통을 줬다"라고 말했다.

해리슨은 또 언론을 포함해 외부에서 보듯 자신은 '영웅'이 아니고 "단지 이웃을 도우러 간 사람일 뿐"이라며 "다시 그런 상황이 일어난다면 똑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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