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 함량 90%' 젤 이용 유전질환 진단기술 개발

입력 2017-11-08 12:00  

'수분 함량 90%' 젤 이용 유전질환 진단기술 개발

KIST 최낙원·고려대 최정규 연구팀 성과…"여러 유전자 정밀 검출"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정밀하게 검출해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최낙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최정규 고려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하이드로젤을 기반으로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증폭해 유전 질환을 더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하이드로젤은 통상적으로 수분 함량이 90% 안팎인 친수성 고분자다.

생체친화성이 뛰어나 인공 장기나 약물 전달 캐리어 등으로 사용된다.

연구팀이 낸 성과의 요지는 하이드로젤 안에서 실시간 핵산 증폭(qPCR) 반응을 진행한 것이다.

실시간 핵산 증폭은 유전물질 극소량을 증폭시켜 질환과 관련한 유전자 유무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암이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유전 질환 진단과 예후 모니터링에 널리 이용된다.

기존 실시간 핵산 증폭은 용액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단일 샘플로부터 3∼4개의 유전자만 검출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유전자 증폭에 필요한 '프라이머'를 굉장히 정교하게 디자인해도 특이성을 띄지 않은(비특이적) 증폭을 일으킬 수도 있다.

연구팀은 하이드로젤 안에서 실시간 핵산 증폭 반응을 이끌어 복잡한 프라이머 디자인 없이도 여러 종류 마이크로 RNA(유전물질)를 검출했다.

실시간 핵산 증폭 장비에 흔히 쓰이는 플라스틱 기판 칩 안에 여러 개의 하이드로젤 기둥을 고정했다.

고정은 자외선을 쏘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하이드로젤 안에는 특정 마이크로 RNA를 증폭하기 위한 프라이머를 고정해 뒀다.

이를 바탕으로 하이드로젤 기둥 수 만큼 최대 27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하이드로젤 기둥끼리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프라이머 간 상호 간섭도 제어할 수 있었다.

최낙원 박사는 "기존 난제였던 비특이적 증폭은 거의 없었다"며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정밀하게 검출하는 최적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비롯해 다양한 유전 질환 진단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 나노융합2020사업,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 KIST 기관 고유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 Bioelectronics)' 지난달 19일 자에 실렸다.

최웅선 KIST 학생연구원(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이 공동 1저자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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