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질환 치료용 뇌이식 칩 이름이 '할머니'입니다"

입력 2017-11-08 10:11  

"신경질환 치료용 뇌이식 칩 이름이 '할머니'입니다"

세계 뇌심부자극술 권위자 켄달 리 美 메이요클리닉 교수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우리가 개발한 '할머니'(harmoni) 칩'입니다. 뇌에 이 칩을 이식하면, 이식된 부위에 전기자극을 줍니다."

'메이요클리닉-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차 방한한 켄달 리(한국 이름 이승환) 메이요클리닉 신경외과 교수는 7일 동전만 한 작은 칩을 화면으로 보여줬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뚜렛증후군'(Tourette syndrome) 환자의 뇌에 이 칩을 이식하면, 환자가 뚜벅뚜벅 걸을 정도로 증상이 개선된다.

뚜렛증후군은 '운동틱'과 '음성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신경질환이다.

운동틱은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는 증상을 의미하며, 음성틱은 의지와 관계없이 소리를 내는 것을 뜻한다.

이 교수는 "어릴 적 할머니에게 교육을 받았다"며 "우리 할머니처럼 이 칩이 환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줬으면 한다는 의미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할머니 칩은 뚜렛증후군 외에 파킨슨병 등 다른 신경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다.

미국 최고의 연구중심병원으로 꼽히는 메이요클리닉의 연구진이 칩을 환자 맞춤형으로 설계하면 IBM, 인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의 IT기업이 이 칩을 제작해준다. 다만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로, 연구용으로 쓰이고 있다.






이렇게 환자의 뇌 안에 전기 장치를 이식해, 이식된 부위에 전기자극을 가하는 치료법을 뇌심부자극술(DBS·deep brain stimulation)이라고 한다.

DBS는 주로 약물 치료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 신경계 질환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이 교수는 DBS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힌다.

이 교수팀은 현재 뇌뿐 아니라 척추에도 전기 장치를 삽입, 하반신 마비 환자의 재활을 돕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환자 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운동기능이 어느 정도 살아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증상이 개선되는지, 또 어디에 전극을 이식하는 게 최선인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만큼 이런 질문에 답하려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에겐 환자가 1순위"라며 "환자에게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런 기술은 연구개발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술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연구개발을 지속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 교수는 1969년 강원 속초에서 태어나 10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콜로라도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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