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 약속 어디로"…"지지자에겐 여전히 영웅"
지지율 '36%' 바닥이지만 증시 등 경제지표는 활황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제 미국은 분열의 상처를 봉합해야 할 시간입니다. 나는 이 땅의 모든 시민에게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공화당 대선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꺾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된 작년 11월 9일, 그는 당선 축하파티에서 이렇게 공언했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8일,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통합보다는 분열을 추구하고 있다며 근래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는 됐다고 평가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클린턴 전 후보에 공격을 재개하고, 대선 기간 자신을 공격했던 인사는 활동을 막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언론뿐만 아니라 정보당국, 자신이 속한 공화당을 포함해 니제르에서 전사한 미군의 부인, 브로드웨이 배우, 프로풋볼(NFL) 선수들까지 자신을 공격했다고 느끼면 이를 되갚아주는 성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 방송 CNN이 2∼6일 미 성인 1천2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의 지지율은 36%로, 바닥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
ABC방송과 WP가 지난 5일 내놓은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지지는 37%로, "지난 70년간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시민들의 시선은 어떨까.
트럼프 캠프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대학생 제시 블랑코는 WP에 1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연설을 보며 후보 시절과는 다른 대통령이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 미국은 전보다 더 분열된 것 같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캐럴 키친스는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실망했다"면서도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늘 하던 게임을 하고 있다"며 의회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워싱턴 정치와 대통령직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며, 정치인과 언론은 그에 대한 트집 잡기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키친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연설에서 약속했던 화합의 약속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영국 보수당 부의장을 지낸 여론조사 전문가 마이클 애슈크로프트는 지난주 위스콘신주와 네바다주에서 지내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의 여론 동향에 대해 연구한 내용을 담은 기고문을 시사주간지 타임에 보냈다.
애슈크로프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여전히 그를 영웅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지지자들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변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평범한 미국인들을 정치적 이슈로 끌어들이고 기존 기득권 세력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인물이다.
이들은 언론과 정치 지배층이 트럼프 대통령을 일부러 괴롭히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애슈크로프트는 분석했다.
'러시아 스캔들'을 캐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는 '마녀사냥'에 불과하고, 각종 규제철폐와 파리협약 철회, 일자리 창출 등 경제성장 지표 역시 그의 지지자들이 인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다.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정한 발언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그가 트위터를 중단하면 그의 생각을 제대로 알 기회가 없다고 여긴다.
애슈크로프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높지 않지만, 지지율은 오르락 내리락 하기 마련"이라며 "지금까지 그의 지지자들은 그의 성공을 믿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큰 업적으로 홍보하는 '증시 활황'도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미 C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1주년을 맞아 역대 정권 초반(250거래일 기준)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움직임을 비교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1년 성적표'는 역대 3번째로 양호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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