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탈당사태 수습 안간힘…"탈당파, 밥상 차버려" 비난
정운천·박인숙은 전대복귀…불출마 번복하며 오락가락 행보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이신영 기자 = 바른정당 초대 당 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은 8일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혼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의원 9명의 탈당 사태와 관련해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내 생각만 주장해서 과연 당이 유지되겠는가, 아직도 (탈당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사전에 더 대화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분들이 상당수 있었다"며 "아무리 뜻이 좋고 원칙이 좋더라도 정이 떨어지면 함께 못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탈당파를 비롯한 당원 상당수가 유승민 의원의 원칙주의와 개혁보수 노선에 대해 불만을 표출을 해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은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안 논다. 물은 맑아지는데 물고기가 자꾸 떠나가면 안 되지 않는가"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거지, 부자, 잘난 놈, 잘못된 사람도 한 표인데 떨쳐내면 누구하고 정치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것이 정치의 진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저는 나 혼자 남더라도 당을 지키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얘기했다"며 당 잔류 의사를 밝히면서도 "지금 이 상태대로 그냥 가면 11명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현실은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반성 없이 또 마이웨이를 하면 이것(탈당)은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남 탓하기 전에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 다시 반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의원의 발언에 앞서 바른정당은 회의 시작 전 '개혁보수의 길 끝까지 가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틀고 탈당파를 비판하면서 화이팅을 외치는 등 당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 주력했다.
권오을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 기간에 13명이 떠났다. 전쟁 중에 적으로 투항한 것이다. 이어 전대 날을 잡아놓고 (의원 9명이) 밥상을 차고 나갔다"며 "보수통합 등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탈당은 정당화될 수 없다. 무책임의 극치"라고 밝혔다.
지상욱 의원은 "보수통합은 보수정권의 창출이 아니라 진보정권의 연장을 도와주고 있다"고 비판했고, 하태경 의원은 "지금 한국당으로 기어들어가면 희망이 사라진다. 보수의 끝"이라고 말했다.
보수통합파의 집단탈당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11·13 전대' 후보에서 사퇴했던 정운천, 박인숙 의원은 이를 번복하고 다시 전대복귀를 선언하는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정 의원은 회의에서 "이것이 현재 위기에 처한 바른정당을 살리는 길에 도움이 된다면 입장을 번복했다는 비난도 감수하겠다"며 "당 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을 완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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