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휴식공간에서 막걸리 축제…소음·악취에 불만 속출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휴일에 아이들과 쉬러 왔는데 시끄럽고 냄새나서 금방 나왔어요. 아무리 축제라지만 시민들이 쉬는 광장에서 술판을 벌이는 게 옳은 건가요?"
지난 주말 전북 전주시청사 앞 노송광장에서 열린 막걸리 축제에 대한 시민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가족 휴식공간으로 개방한 광장이 마시고 떠드는 술자리로 전락해 축제를 허가한 전주시로 비난이 번지고 있다.
8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이틀 동안 노송광장에서 막걸리 축제 조직위원회와 한 지역 일간지가 주최한 '2017 전북 막걸리 대축제'가 열렸다.
축제장에는 음식과 술 판매 부스 20∼30개와 음향시설을 갖춘 공연 무대 등이 설치됐다.
노점상도 주변에 자리를 잡아 도심 한복판 광장은 주말 내내 취객들로 가득했다.
먹다 남은 음식이 뿜어내는 악취와 무대에서 쏟아지는 소음은 늦은 시간까지 축제장 주변을 맴돌았다.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강모(34)씨는 "시민이 주인인 광장에서 왜 시끄러운 술판을 벌여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도심 한복판에서 종일 술을 마시는 축제를 꼭 열어야 했는지 묻고 싶다"고 행정을 질타했다.
전주시는 축제 주최 측이 노송광장 사용 허가를 위해 작성한 계획안의 진위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불만을 키웠다.
주최 측은 실제 축제를 후원하지 않는 정부부처와 기관, 언론사 등을 포함한 허위 계획안을 작성했지만, 전주시는 이를 확인하지 않고 광장 사용을 허가했다.
여기에 노송광장은 화재 위험 등을 이유로 취사를 금지하고 있는데도 축제장 음식 조리를 방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 관계자는 "계획안에 허위 내용이 적혀 있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며 "축제가 그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좋은 취지로 계획한 축제였는데 시민들을 불편하게 해 죄송하다"며 "시에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안주가 필요해서 막걸리에 어울리는 음식을 부득이하게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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