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일주일째 창원터널…불안한 시민 '과적 신고' 급증

입력 2017-11-08 17:39   수정 2017-11-08 18:36

사고 일주일째 창원터널…불안한 시민 '과적 신고' 급증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시간은 터널 앞 폭발·화재 사고 악몽마저 기억 저 편으로 흘려보내지 못했다.





8일 겉으로 보이는 창원터널은 폭발 사고 당시의 참상을 잊은 지 오래된 듯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5t 트럭이 폭발했던 사고 현장엔 검은 아스팔트가 새로 깔렸다.

가드레일과 중앙분리대 곳곳에 남은 그을음에서 어렴풋이 그날의 흔적을 엿볼 수 있을 뿐이었다.

창원과 김해를 잇는 중추적 역할을 하며 하루 교통량 10만여대를 자랑하는 창원터널엔 이날도 차량들이 도로를 가득 메운 채 내달리고 있었다.

1t 트럭부터 25t에 달하는 대형트럭까지 각종 트럭도 1분에 5∼6대가량 창원터널을 통과했다.

이들 트럭은 텅 빈 컨테이너, 팔레트, 생수, 고철, 철근, 코일 등 각종 화물을 적재함에 싣고 있었다.

대다수 트럭은 끈이나 덮개 등으로 고박을 단단히 한 상태에서 주행해 안전에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일부 트럭은 빈 컨테이너의 문을 활짝 열어놓거나 목재를 쓰러질 듯 높이 쌓아 자칫 사고가 나는 게 아닐까 조마조마할 지경이었다.

창원터널 앞 사고 당시 폭발 트럭처럼 LPG 가스통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듯 보이는 트럭도 눈에 띄었다.

이날 과적순찰을 나온 창원시 한 공무원은 터널 사고 이후 과적 관련 민원이 부쩍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 공무원은 "터널 앞 폭발 사고가 난 뒤 예민해진 사람들이 많은지 과적 신고가 부쩍 늘었다"며 "막상 현장으로 가보면 별거 아닌 경우가 대다수로 짐만 실어도 과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시는 총중량 40t·길이 16.7m 초과 등 운행제한 트럭을 대상으로 터널부터 부두, 공단까지 창원 내 화물트럭 출입이 잦은 구역을 매일 순찰·단속하고 있다.

이 공무원은 "인원 부족으로 모든 구역을 완벽하게 확인하기 힘들다"며 "실제로 단속에 잡히는 과적 차량은 새벽이나 밤 시간대에 몰려 있으며 주간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게와 상관없이 화물 부피가 커 불안해 보이거나 고박이 잘 안된 것처럼 보이는 차량은 가서 계도하기도 한다"며 "이번 터널 사고는 예외적인 경우로 일을 시킨 화주에게 책임을 묻고 법도 더 세심하게 손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남에서 고박 불량이나 과적으로 단속되는 화물 트럭은 한 달 평균 60∼70여건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이후 특별히 단속 강도를 올리진 않았으나 일과 중이나 심야·새벽 시간대에도 경찰서와 지구대, 파출소 등이 계속 과적이나 고박 불량 트럭에 대해 단속을 하고 있다"며 "터널 사고 이후 112나 국민 신문고 등을 통해 과적 차량에 대한 신고가 많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트럭 기사들은 과적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지적하며 이 부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트럭 기사는 "3일 동안 4∼5시간만 자고 차를 모는 경우도 허다하다. 업체에서 과적을 요구해도 을의 입장인 기사들은 이를 거부하기 힘들다"며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데 폭발 사고가 났다는 뉴스를 보고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home12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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