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박지원이 쓴 서문이 남아 있어 그 존재는 알려졌으나, 전문은 확인되지 않았던 '능양시집'(菱洋詩集)의 영인본(복제본)이 출간됐다.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은 연암(燕巖) 박지원의 조카인 능양(菱洋) 박종선(1759∼1819)이 남긴 시집인 능양시집을 영인해 두 권짜리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성균관대 존경각이 지난 2014년 구매했다.
서자였던 박종선은 규장각 검서관으로 활동하면서 같은 서얼 출신인 이덕무, 박제가, 서이수와 교유한 인물이다.
능양시집은 필사본 16책으로 구성됐으며, 연암이 "한 가지 법에 얽매이지 않고 온갖 시체를 두루 갖춰 우뚝이 동방의 대가가 됐다"고 평가했던 박종선의 참신하고 다채로운 작품들이 실렸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사행의 경험, 금강산을 유람하며 겪은 일화, 정조 연간의 독특한 문화를 소재로 한 시들이 담겼다.
이종묵 서울대 교수는 9일 "박종선은 일상에서 만난 기생이나 첩 등 다양한 여성의 삶을 즐겨 다루기도 했다"며 "주석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 많은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대동문화연구원장인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는 "능양시집 영인본 간행을 계기로 박종선은 조선 후기 중요한 시인으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며 "정조와 순조 시기의 문단과 지식인들에 대한 연구가 더 깊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격은 세트 1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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