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법연구회 경력 도마 위에 올라…野 "헌재 좌편향 우려"
사법부, 유 후보자 장인 민경갑 화백 그림 22점 보유 논란
與 "유명화가라 당연" vs 野 "오비이락"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8일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례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됐다.
통상적으로 공직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온종일 진행되는 데 반해 이날 청문회는 5시간 30분 만에 끝이 났다.
신상 문제와 관련해 두드러진 의혹이 없다 보니, 야당 의원들의 질의는 평이한 수준이었다.
자유한국당 소속의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유 후보자는 다른 후보자에 비해 사생활이나 도덕성에 결정적 하자가 없어 보인다"며 "법관으로서 자기 관리를 잘하면서 지금까지 올라온 게 아닌가 판단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이날 청문회에선 양심적 병역거부·사형제 폐지·헌법재판관 다양성·국가보안법 폐지 등 주로 정책적 신념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뤘다.
다만 유 후보자가 진보성향의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라는 점에서 좌편향 논란은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유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내정됐을 때 많은 국민이 헌재마저 좌편향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를 했다"며 "유 후보자가 재판관으로 임명되면 헌재도 문재인 정부의 코드에 맞추는 게 아니냐는 견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도 "우리법연구회가 우리나라 사법부에 기여한 면이 크다"며 "지금 (우리법연구회 출신들이) 사법부나 헌법재판소, 법무 관련 단체를 구성해 편향적인 인사라는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법원이나 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에서 유 후보자 장인의 미술작품을 대거 구입한 사실도 쟁점이 됐다. 유 후보자의 장인은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맡고 있는 민경갑 화백이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전국 법원이나 헌법재판소 등이 구입한 유 후보자 장인의 미술작품이 22점, 2억1천만 원"이라고 밝혔고, 윤상직 의원은 "공직자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 적절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민 화백은 명실상부한 한국화의 대표 작가"라며 유 후보자를 엄호했고,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도 민 화백의 그림이 걸려 있다. 오히려 민 화백의 그림이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디.
사법부가 민 화백의 그림을 구입한 것은 유 후보자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법원과 헌재에 (장인의) 그림이 많이 걸려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특히 헌재는 청사를 이전하면서 그림을 구입한 것 같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답했다.
유 후보자는 또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재판 결과를 비판한 데 대해 "재판 결과는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BBK 사건에 대한 재판 결과와 관련해서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확정판결이 있다면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두 딸의 유학 경비로 2억6천만 원을 사용했는데 8천만 원밖에 소명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유 후보자는 "차녀의 계좌로 송금하지 않고 직접 차녀의 외국계좌에 입금해 송금내역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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