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집트의 한 저명한 인권 변호사가 2018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처음으로 공식 선언했다.
8일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에 다르면 이집트 인권변호사이자 좌파 운동가인 칼레드 알리(45)가 전날 수도 카이로 알도스투르(헌법)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가오는 2018년 대선 출마를 준비하기 위한 전국 선거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집트는 압델 파타 엘시시(대통령)가 집권한 4년 이후 위기에 처했다"며 "우리는 다른 민주적 정당들과 함께 선거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선 공약 요약집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 요약집에는 헌법 존중과 개인·공공 자유에 대한 지지, 정보 접근에 대한 자유, 여성과 소수를 위한 평등권, 공정한 권력 이양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그가 내년 3~4월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선에서 엘시시 현 대통령의 대항마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엘시시 대통령은 내년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공개 발표하진 않았지만 출마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알리 변호사의 풍기문란 혐의가 유죄로 최종 확정되면 그의 대선 출마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이 혐의로 기소돼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3개월을 받고 나서 항소한 상태다.
두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알리 변호사는 이집트 자유민주주의 성향의 시민단체 사이에서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이집트 정부가 홍해 상 요충지에 있는 섬 2개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양도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다 체포된 적이 있다.
앞서 엘시시 대통령은 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3선 연임의 대통령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도 재선 도전 가능성에 관해서는 구체적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집트 국방장관 출신의 엘시시 대통령은 2014년 5월 투표율 47.5%를 기록한 대선에서 약 97% 득표율로 대권을 거머쥐었지만, 일각에선 엘시시 주도의 군부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강제 축출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집트 현행 헌법상 대통령 임기는 만 4년으로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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