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위, 15대사건 조사 마무리…조직개편 주력

국정원 개혁위, 15대사건 조사 마무리…조직개편 주력

'댓글사건' 규명 등 성과…조사권한 제약 한계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8일 이명박·박근혜정부 당시 '적폐'로 지적받은 15대 사건의 조사를 모두 마쳤다.

개혁위는 이날 15대 사건 중 남아 있던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과 세월호 참사 관련 의혹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정원이 과거 그릇되게 정치에 개입한 사건을 지목해서 다시 그 진상을 조사해 밝히겠다고 나선 뒤로 국정원 개혁위는 넉 달 남짓한 기간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다.

'국정원 댓글사건'과 관련해서는 민간인까지 동원된 '사이버 외곽팀'이 조직적으로 운영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국정원 심리전단이 댓글사건 외에도 '문화계 블랙리스트'나 '박원순 서울시장 견제' 등에 가담한 정황도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발췌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했고 이 보고서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을 통해 정치권에 유출된 사실을 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사를 담당한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권한에 한계도 있어 일부 사안의 경우 제기된 의혹의 진상을 모두 파악하지는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도 유우성 씨의 동생 유가려 씨에게 가해졌을 가능성이 있는 가혹행위를 두고 "의심스러운 정황은 있으나 유가려 씨가 외국인으로 국내에 없고 제한된 조사권한으로 진상규명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 결과를 놓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국정원 개혁위의 발표는 의혹을 밝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의혹을 덮어버리는 총체적 부실 조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국정원의 이런 설명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찰의혹 관련 청와대 개입 여부, 민간인 해킹 의혹 등의 사례에서도 나왔다.

국정원 개혁위는 15대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에 연루된 전직 국정원장 등 직원 4명과 민간인 50명의 검찰 수사 의뢰를 권고했다.

개혁위는 "국회 정보위와 국민이 추가로 조사를 요청한 사안에 대해서도 예비조사 후 필요성을 판단해 정식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적폐로 지목되는 사건은 언제라도 조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개혁위는 앞으로 국정원 조직 쇄신을 비롯한 개혁안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공수사권을 어디에 둘지 등을 비롯한 법 개정 문제도 개혁위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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