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수도 뉴델리가 이틀째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최대 40배에 이르는 초미세먼지에 휩싸이자 오는 12일까지 시내 6천여 개 초·중·고교를 휴교하기로 했다.
8일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마니시 시소디아 델리 주 부총리는 "델리 공기 질이 나빠져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12일까지 모든 학교를 휴교하도록 명했다"고 밝혔다.
휴교 대상학교는 공립학교와 주 정부 지원·통제를 받는 사립학교 등 모두 6천여 개가 해당한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다만 주 정부 통제를 받지 않는 사립 국제학교 등은 자체적으로 휴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뉴델리는 전날 북서부 델리공대 인근에서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1천㎍/㎥로 세계보건기구(WHO) 일평균기준치인 25㎍/㎥의 40배를 기록하는 등 짙은 스모그에 휩싸였다.
8일에도 오전 8시 기준 남서부 R.K 푸람 지역 PM2.5 농도가 570㎍/㎥로 측정되는 등 뉴델리 시내를 둘러싼 스모그는 사라지지 않았다.
1천700만 명 이상이 사는 뉴델리는 많은 차량과 주변 공장, 화력발전소 등의 영향으로 연중 세계 최악 수준의 대기오염 도시로 꼽힌다.
특히 겨울로 접어드는 11월부터는 대기오염이 한층 심해지는데, 전문가들은 주변 농가에서 추수가 끝난 논밭을 태우면서 발생하는 많은 재와 디왈리 등 축제 시즌을 맞아 곳곳에서 터뜨린 폭죽 등이 오염을 가중하는 데다 이 시기에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오염물질이 계속 대기 중에 머무는 것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한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 총리는 "해마다 이 시기에 델리는 거의 한 달 동안 가스실이 된다"며 "우리 모두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델리 주는 지난해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차량 홀짝제와 건설공사 중단 명령 등을 다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 연방정부는 오염이 지속하면 헬기를 이용해 델리 상공에서 물을 뿌리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2014년 공기질 지수(AQI)를 도입해 발표하고 있지만, 오염 수준에 따른 차량 운행제한이나 휴업·휴교 등 대응조치는 법제화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부의 대기오염 대응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즉흥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인도의사협회는 현재 오염 수준이 지속하면 19일 예정된 델리마라톤대회도 참가자들의 건강을 위해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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