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유입 파이프인 쿠바 여행부문 겨냥…트럼프의 '오바마 지우기' 일환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8일(현지시간) 쿠바 군부나 정보당국 등과 연계된 기업과 미국인의 거래를 금지하고 미국인의 쿠바 개별여행을 제한하는 제재를 발표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 미 달러화가 쿠바 군부나 정보·보안기관에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마련하고 9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쿠바에 대한 제재 강화를 공언한 뒤 나온 미 행정부 차원의 첫 제재다.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12월 적대 관계 청산 및 쿠바와의 관계복원을 선언한 뒤 이듬해 5월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33년 만에 삭제하고 같은 해 7월 외교단절 54년 만에 쿠바 수도 아바나에 미 대사관의 문을 다시 열었다.
하지만 취임 후 '오바마 지우기'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6월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한 연설을 통해 쿠바와의 국교정상화 협상을 취소하고 금융거래와 개별여행 제한 등 일부 조치를 복원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날 조치에 따라 미국인은 쿠바 국방부 및 내무부 산하 기관들에 의해 운영되는 기관들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국무부가 정한 명단에는 쿠바의 여행 부문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쿠바 당국과 연계된 주요 5개 기업이 포함됐다. 또 수도 아바나를 비롯한 관광지의 호텔 수십개, 5곳의 카리브해 마리나 시설, 아바나 구도심의 유명 상점, 럼주 증류공장 2곳, 쇼핑몰, 부동산 회사 등도 들어갔다.
특히 쿠바 여행을 원하는 미국인은 허가된 미국 기관이 조직하는 교육목적의 단체여행 일원으로서만 쿠바를 방문할 수 있게 제한된다. 또 가이드가 반드시 여행에 동반해야 한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므누신 장관은 미국의 경제활동이 쿠바 군부에 혜택을 주는 것을 막고 쿠바 정부가 자국민에게 더욱 큰 정치·경제적 자유를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러한 조치를 했다며 향후 거래금지 쿠바 정부 관계자의 명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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