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재능 인정받아 고졸 2년 차에 APBC 대표팀 승선
선동열 감독 "내가 1982년 세계선수권 당시 최원준 나이"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출전을 앞둔 선동열(54) 야구대표팀 감독은 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선수들의 타격 연습을 지켜보며 1982년 서울 세계야구선수권대회를 떠올렸다.
당시 고려대학교 2학년이었던 선 감독은 미국과 대만, 일본전 9이닝을 모두 책임졌고, 캐나다전 구원등판 2이닝까지 포함하면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0.31로 대회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마침 선 감독의 시선이 타격 연습 중이던 최원준(20·KIA 타이거즈)에게 머물렀다. 그는 "딱 원준이 나이 때 출전했다. 운 좋게 대표팀에 뽑혔고, 1982년부터 공이 좋아져서 대회를 잘 치를 수 있었다"고 했다.
최원준은 24세 이하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에서도 거의 막내나 다름없다. 후배라고는 이정후(19·넥센 히어로즈)뿐이고, 동갑내기 친구도 김대현(20·LG 트윈스) 하나다.
최원준은 "(이)정후가 있어서 다행"이라며 "이번 대표팀은 분위기가 좋다. 형들도 다 잘해주고, 친한 선수들도 많아서 지내는 데 불편한 건 없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최원준은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한 채 자신의 첫 가을야구를 마쳤다.
그는 "시즌이랑 (한국)시리즈에서 한 게 없다. 한국시리즈에는 벤치에서 긴장만 했다. 푹 쉬어서 힘은 넘친다"며 웃었다.
이어 "한국시리즈 치른 게 이번 대표팀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선배들을 보면서 배운 것도 있고, 느낀 점도 있다"면서 "특히 (양)현종이 형이 멋졌다. '열심히 해서 저 자리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번 대표팀에서는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최원준은 이번 시즌 KIA에서 내야 백업으로 7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8(156타수 48안타), 3홈런, 27타점을 올렸다.
콘택트 능력은 또래 선수 가운데 단연 돋보이고, 장타력까지 갖춘 선수라 대표팀 코치진은 향후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기대한다.
최원준은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 김민호 (KIA 수비) 코치님이 많이 바꿔주셨다. 가서 열심히 자신 있게 하고 오라고 말씀하셨다. 대표팀에서 긴장은 되지만, 자신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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