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마케팅' 알고보니 짜고친 거짓말…계정 7만개 동원

입력 2017-11-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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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 마케팅' 알고보니 짜고친 거짓말…계정 7만개 동원

경찰, 계정 판매자·광고대행사 대표 등 48명 무더기 적발…성형외과 원장도

대포폰으로 포털 계정 7만개 생산…결혼정보·건강식품 등에 사용기·추천글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대포폰으로 만든 수만개의 포털 사이트 계정을 팔아 억대 부당이익을 챙긴 일당과 이들로부터 사들인 계정으로 거짓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광고)'을 해 소비자를 현혹한 광고대행사 대표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15년 11월부터 1년여간 포털 사이트 계정을 7만여개 만들고, 이를 광고대행사 등에 팔아 2억6천만원을 챙긴 혐의(업무방해)로 이모(30)씨와 전모(34)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구매한 계정으로 해당 포털 사이트에 진짜 사용·이용 후기인 것처럼 위장한 추천 글을 올려 소비자를 속인 혐의(표시광고법·의료법 위반)로 광고대행사 관계자 44명과 성형외과 원장 김모(42)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조사 결과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던 이씨는 휴대전화 인증만 하면 포털 사이트의 비실명 계정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는 전씨를 끌어들여 대포폰을 구해오도록 했다. 대포폰 130대로 전화번호를 바꿔가며 계정 7만여개를 '대량생산'해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광고대행사에 팔아넘겼다.

이들은 판매한 계정이 차단되면 다른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곧바로 제공하는 '애프터서비스'도 해줬다.

광고대행사들은 이들 계정을 이용해 직접 물품을 써봤거나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것처럼 블로그나 포털 '지식인' 페이지에 사용기를 올렸다. 이들이 추천한 것은 주로 결혼정보업체나 건강식품 등 소비자들이 많은 고민 끝에 선택하는 품목이었다.

이들 광고대행사 가운데는 이씨 일당에게 1억원을 주고 무려 4만개의 계정을 사들여 7개월간 2만여건의 글을 올린 업체도 있었다. 이 업체는 그 대가로 6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형외과 원장 김씨는 병원 안에 바이럴 마케팅을 위한 별도의 사무실을 두고, 전담 직원이 3개월간 130여건의 거짓 이용 후기를 올리도록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활동 이력이 전혀 없거나 프로필을 비공개로 설정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도록 작성한 블로그 게시물은 광고 목적의 허위 게시물일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a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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