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류샤오보처럼 병보석직후 사망사례 늘어" 비판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국가전복죄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에 병보석으로 풀려났던 반체제 작가 양톈수이(楊天水·56)가 뇌종양으로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9일 보도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양톈수이가 지난 8월 건강검진 과정에서 뇌종양에 걸린 사실이 드러나 병보석으로 풀려난 후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으나 지난 7일 7일 숨졌다고 지인들을 인용해 밝혔다.
1961년생인 양톈수이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광장의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고, 1990년에는 '중화민주연맹'(中華民主聯盟)을 설립했다.
이로 인해 반혁명 선전선동죄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양톈수이는 2005년 출옥했지만, 중국민주당 장쑤(江蘇)성과 안후이(安徽)성 지부 설치를 주도하다가 2006년 5월 국가전복죄로 12년형을 선고받아 난징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해왔다.
2008년 국제펜클럽이 주는 '저술의 자유' 상을 받은 그는 2012년부터 결핵, 복막염, 당뇨병 등 6가지 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양톈수이 가족은 뇌종양 병세가 심각해 교도소 바깥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는 당국의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형기 만료를 4개월 앞두고 있었으나, 중국 당국은 서둘러 그에게 가석방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중병을 앓는 정치범을 제대로 돌보지 않다가 위독해지면 책임을 피하려고 병 치료 구실로 가석방하지만, 대부분이 석방후 오래 지나지 않아 병원에서 숨져왔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7월 13일 선양(瀋陽) 중국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간암으로 숨진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가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전복' 혐의로 징역 11년을 선고받고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류샤오보는 지난 5월 말 정기 건강검진에서 간암 판정을 받고 수일 후 가석방됐으나,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병원에서 숨졌다.
인권활동가 장젠훙(張建紅)도 수감 중 병환으로 가석방돼 병원에 입원했지만 6개월도 못돼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앰네스티의 동아시아 디렉터 니콜라스 베클린은 "'국가의 적'으로 규정된 사람들이 치료 목적으로 가석방된 후 곧 죽음을 맞는 것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AFP통신은 양톈수이 가족과 접촉하려고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중국 외교부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