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시아순방 하버드대 교수의 시각…"우방에 큰 배반"

입력 2017-11-10 06:00  

트럼프 아시아순방 하버드대 교수의 시각…"우방에 큰 배반"

국제문제 전문가 괴를라흐 교수 독일 매체에 비판 글 기고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에서 촬영된 그의 친근감 있는 사진들이 우리를 현혹하지 못한다. 미국은 (동맹ㆍ우방으로부터) 안보 보장을 회수하고 있다. 큰 혼란과 폭력이 뒤따를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 소속 국제문제 전문가로서 미국과 독일 주요 언론매체들에 자주 글을 쓰는 알렉산더 괴를라흐 교수가 8일(현지시간) 독일 시사 주간지 디차이트 온라인판에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순방과 관련, 미국의 지도력을 훼손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괴를라흐 교수는 '우방에 대한 대(大)배반'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과 일본이 위치한 동북아시아의 2차대전 후 안보 설계가 미국에 의해 결정적으로 짜인 점을 들어 이 지역이 미국에 신세를 많이 지고 있다고 먼저 짚었다.

특히 미국 전임 대통령들이 한국과 일본의 경제적ㆍ정치적 질서를 만들어왔을 뿐 아니라, 트럼프의 이번 순방국이 아닌 대만과 홍콩의 진보도 미국의 안보제공 아래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괴를라흐 교수는 그러나, 유독 현임 트럼프 대통령만 전임자들이 한 일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그가 일본에서 "일본은 앞으로 스스로 안보를 책임질 수 있다"고 분명히 밝힌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한국 역시 전적으로 다르진 않다고 전제한 뒤 정전 상태에 있는 이 국가에는 미군이 사실상 지휘하는 유엔 사령부가 있으며 전시작전통제권도 한국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세계 민주주의 패권국이자 자유세계의 지도국을 자칭하는 미국이 아시아에 사활적 이해를 가졌다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트럼프는 이곳에서 그저 군사비용 지출만 본다"고 꼬집었다.

괴를라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의 이득을 위해 기존 무역협정(자유무역협정. FTA)의 불공정을 문제 삼아 취임 첫 작품으로 한 것이 8년간 지속한 몇몇 국가와의 FTA 파기와 재협상이라고 소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에서 미국의 종전 외교정책을 깨고 있다면서 그가 이번 순방에서 보고 있는 건 오로지 미국 경제의 이익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관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이나 대만의 독립 추구를 인내하지 않겠다고 공산당 당대회 때 밝힌 것에 주목했다. 여태껏 중국은 홍콩, 대만과 경제관계를 지속해서 심화하는 것으로 그들의 독립 추구를 평화롭게 억눌렀지만, 이제는 중국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어른거린다고 그는 주목 배경을 풀었다.

괴를라흐 교수는 동북아와 유럽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지금 벌어지는 일들이 유럽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시아 당사국 못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유럽의 안보 후견국가가 더는 아니길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언급을 떠올린 뒤 "이 경우 몇몇 국가가 중국의 품으로 넘어갈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곤, 독일은 조급한 경제 엘리트들이 있으므로 그럴 가능성이 있는 뜨거운 후보국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나아가 일본에서 민족주의적 강경파들이 재무장을 요구하고 한국에선 '유엔과 미국과 함께하는' 국가방위의 종식을 희망하는 이들이 있으며 대만과 홍콩에선 기성 질서에 맞서며 더 많은 자유를 요구하는 운동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와 같은 "새로운 시대 이행(변화)은 매우 혼란스럽고 폭력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un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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