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우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 "사드 봉합하며 '3불' 밝힌 건 잘못"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북한이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고, 미국 역시 북한의 체제를 보장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북한의 핵보유 셈범을 바꾸기 위한 제재와 군사적 억제력 확보가 유일한 북핵 해법이라고 전직 미국 국무부 당국자가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9일 한국기자협회와 삼성언론재단 공동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강연에서 "북한은 핵포기를 생각하지 않고 있고, 미국은 북한의 체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보장할 수가 없다는 것은 북한의 지도자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진짜로 비핵화에 대한 종합적이고 총괄적인 협상을 할 마음이 생길 때까지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고 북한의 나쁜 행동을 봉쇄하고, 제재를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그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기본 정책이었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 다른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미국의 대북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리아 패싱' 논란에 대해 "일본이든 한국이든 중요한 동맹이어서 미국인으로서 비교할 이유도 없고 둘 다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미국 대통령과 정부가 그중 하나를 무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때는 한국 정부가 좀 특이한 상황이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코리아 패싱'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코리아 패싱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라우브 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한에 대해 "청와대와 외교부 의전 담당자들이 굉장히 잘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한국사람들이 한미동맹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한국 정부가 중국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봉합하면서 사드 추가배치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른바 '3불(不) 기조'를 밝힌데 대해 "잘못됐다고 본다"며 "중국은 합의를 한 것으로 보고 있을 것인데, 앞으로 사드를 더 배치해야 할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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