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아테네올림픽 37골 맹활약…세계 올스타에도 수차례 선정
"30년 선수 생활 마무리한다니 실감 안 나요"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여자핸드볼의 간판선수로 10년 넘게 활약한 우선희(39)가 정들었던 코트와 헤어진다.
우선희는 지난달 충북 청주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하고 이달 초 대한핸드볼협회에 은퇴 선수로 공시됐다.
우선희는 현역 마지막 경기였던 올해 전국체전 부산시설공단과 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마지막 불꽃을 태웠지만 팀이 20-25로 패하는 바람에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창문여고와 한국체대를 나온 우선희는 2001년부터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15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를 누볐다.
2001년 이탈리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인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된 우선희는 그해 동아시안게임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고 2003년 세계선수권 3위 주역으로 활약했다.
팬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탄생한 배경이 된 2004년 아테네올림픽이었다.
당시 우선희는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7경기에서 이상은(44골)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37골을 터뜨렸다.
특히 이 가운데 속공으로만 14골을 넣어 체격이 큰 서양 선수들을 빠른 스피드로 따돌리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하며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덴마크와 결승에서 2차 연장에 이어 승부던지기 끝에 분패, 눈물을 쏟은 우선희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대표팀 간판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대회를 불과 3개월 앞두고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뛰지 못했지만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던 우선희다.
개인상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07년 루마니아 리그에 진출해 선수 생활을 하기도 했던 우선희는 2003년과 2005년 세계선수권, 2004년 아테네올림픽 베스트 7에 선정됐고 2004년과 2014년 협회 선정 올해의 선수, 2006년 윤곡상 최우수선수상을 받았으며 핸드볼 큰잔치나 SK코리아리그에서 베스트 7에 뽑힌 것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 여자 주장을 맡았던 우선희는 2015년 11월 딸을 낳고 다시 코트에 돌아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해병대 극기 훈련까지 받아가며 국가대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핸드볼을 시작한 우선희는 "30년 핸드볼 선수로 살아왔는데 은퇴를 하게 돼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마음은 여전히 선수지만 경기에 뛰지 않는다는 것이 어색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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