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향 간파한 한중일 '환심사기' 전략 통했다"

입력 2017-11-10 10:51   수정 2017-11-10 11:19

"트럼프 성향 간파한 한중일 '환심사기' 전략 통했다"

WP "대선후보 시절 中 신랄하게 비난한 트럼프, 이번 순방땐 180도 변해"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한 아시아 순방국들이 화려한 의전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간파하고 극진히 대접했으며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WP는 '아시아 지도자들이 깔아준 레드카펫에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약간의 아첨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일본, 한국, 중국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한 화려한 외교 행사와 계산된 제스처를 선보인 끝에 목표한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톈안먼 광장에서 예포가 터지는 가운데 의장대 사열을 받은 뒤 "전 세계가 보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은 또 없을 것"이라며 크게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환대에 화답하듯 미국의 무역적자를 중국 탓으로 몰던 이전 태도와 달리 "중국을 비난하지 않는다"며 정책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대선 후보 시절 중국이 미국 경제를 "유린한다"고 비판하며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던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기자회견서 "자국민을 위해 다른 국가로부터 이익을 취하려는 나라를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는가"라며 중국이 아닌 미국의 전임 정부가 이런 무역적자를 키웠다며 비난의 화살을 내부로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태도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만을 위해 자금성을 열어 전통 오페라 형식의 경극 공연을 펼치고, 2시간에 걸친 환영 만찬을 개최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나타났다는 점에서 화려한 의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런 의전은 앞서 방문한 일본과 한국에서도 연출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골프 회동 장소로 2020년 도쿄올림픽 골프경기장으로 쓰일 예정인 골프클럽을 골랐으며 한국은 미국 방송사들의 '프라임타임'에 맞춰 국회를 연설 장소로 내줬다.

WP는 일본, 한국,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국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선례에서 의전의 중요성을 알아차린 것으로 추정했다.

사우디 정부는 프로젝트 빔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를 숙소인 호텔 외벽에 쏘아 비추는 등 마치 국왕이 온 것처럼 융숭하게 대접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전통 칼춤을 추는 모습과 어울려 몸을 흔드는 등 신나는 모습을 보였다.

사우디 방문 전까지만 해도 여성과 동성애자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탄압을 규탄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 입장을 바꿔 사우디의 카타르 봉쇄조치나 모하메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의 반대파 숙청 작업에 대해 침묵하거나 오히려 공개 지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화려한 행사와 칭찬으로 가득 찼지만 미국에 이득이 될 실질적인 새로운 거래는 없었다고 WP는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한 스콧 멀하우저는 "이번 순방에선 장관이 연출됐다"면서도 "이번 방문의 실질적인 성과가 지속적 가치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보조관 출신인 멀하우저는 "대선 후보 시절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줬던 중국에 대한 분노에 찬 수사나 안보, 무역 문제가 이번 순방에서는 초청국을 기쁘게 하려는 열망에 뒤로 밀려났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요청에 따라 공동기자회견에서 언론의 질문을 받지 않고, "중국이 여전히 미국을 유린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미 기자의 질문을 무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그 예라고 WP는 지적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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