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60일 동결 전제로 대화재개 추진"…ABC방송 "北, 56일간 도발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북한이 60일 동안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는 것을 전제로 미국 국무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기 위한 계획에 착수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이날 '북한과의 딜(deal)을 성사시키기 위한 내부 추진'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30일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한 발언을 소개했다.
당시 윤 대표는 북한이 약 60일간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면 이는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고 밝혔다.
당시 행사 참석자 2명에 따르면 이러한 윤 대표 발언은 비보도를 전제로 한 '오프 더 레코드'였다.
윤 대표는 이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미 정부 소식통은 윤 대표 발언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사석과 공개 석상에서 말해온 내용과 일치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8월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최상의 신호는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 소식통들은 북한이 왜 최근 도발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어 국무부는 아직 윤 대표가 말한 '60일 시계'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특정한 움직임을 보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와서 우리와 합의를 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도 좋고 전세계 시민들에게도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 특정한 움직임(certain movement)을 보고 있다.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두고 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지난달 31일자 기사에서 조셉 윤 대표가 유엔 북한대표부와 접촉하는 등 미국이 북한과 물밑에서 직접 외교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 ABC방송도 9일 '북한이 56일 동안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순방 기간에도 우려했던 북한 미사일 도발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북한이 지난 9월15일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56일간' 미사일 도발이 없었다면서 미국과 북한 사이에 대화 재개를 위한 모종의 움직임이 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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