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당국 "인력 충원 등 개선 조치 이뤄져야만 신규 취항 허용"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10월 초 황금연휴에 무더기 결항 사태를 초래했던 홍콩 저가항공 홍콩 익스프레스에 신규 취항 전면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민간 항공사를 담당하는 홍콩 민항국은 전날 홍콩 익스프레스에 신규 취항, 노선 증편, 항공기 신규 도입 등을 전면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다.
이는 최근 20년간 홍콩 항공사에 내려진 가장 엄중한 처벌로서, 이보다 더 강한 처벌은 항공사 면허 취소뿐이다.
홍콩 익스프레스가 이 같은 처벌을 받은 것은 10월 초 황금연휴 때 불러일으킨 대규모 결항 사태 때문이다.
홍콩 익스프레스는 10월 1일부터 8일까지 홍콩과 인천, 일본 간사이·나고야 등을 오가는 항공편 18편을 9월 말 갑작스레 취소했다.
이에 최장 10일의 추석 연휴 동안 홍콩을 오가려던 한국 관광객들과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큰 피해를 봤다. 피해 승객 수는 2천여 명에 달했다.
홍콩 민항국은 "인적 자원의 부족, 내부 소통의 비효율성 등 부실한 경영과 기업 지배구조가 결항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결항 사태 후 최고경영자인 앤드루 코웬을 비롯한 경영진은 사퇴했다.
결항 사태는 최근 상당수 안전교육 강사들이 홍콩 익스프레스를 떠나면서 이 항공사 승무원들이 법에서 규정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이로 인해 승무원들의 항공기 탑승이 불가능해지면서 갑작스럽게 항공편을 취소해야 했다.
홍콩 민항국은 "홍콩 익스프레스가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도록 장기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때에만 이번 처벌 조처가 해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홍콩 익스프레스는 성명을 내고 "향후 6개월 동안 전사적인 개선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익스프레스는 2013년 중국 하이난(海南)항공그룹(HNA·하이항그룹)이 홍콩의 한 항공사를 인수해 만든 저가 항공사다. 한국, 일본, 대만, 태국 등을 중심으로 28개 도시에 운항하고 있다.
현재 'A320' 여객기 20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2018년까지 50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었으나 이번 처벌 조처로 계획 이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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