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러시아 재벌이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게 현금으로 가득 찬 개인 전용기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탐사보도 기자인 자크 포는 최근 출간한 책 '대통령의 파수꾼: 주마의 권력을 유지하고 감옥행을 막은 사람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2011년 주마 대통령의 고향인 남아공 콰줄루나탈주(州) 은칸들라에 있는 주마 대통령의 사저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인 더반 공항에 의약품을 싣고 착륙한 한 전용기에서 현금다발이 발견됐는데, 당국에 압류된 후 그 돈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포는 이 비행기와 돈을 비롯한 화물을 보낸 사람은 옛 소련 정보기관 KGB 요원 출신 부유한 기업인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포는 당시 주마 대통령의 친구가 공항 측에 연락했고, 이후 시야봉가 ?레 남아공 국가안보부 장관이 해당 화물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것이라며 돈을 포함한 화물 전체를 인수해갔다고 덧붙였다.
몇 달 후 이 전용기를 보낸 러시아 기업인은 주마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해당 전용기에 있던 이동 병원에 대해 소개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레 장관의 대변인은 해당 사건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으로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책은 또 주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 이후 한 보안업체에서 1년간 매달 5만4천 파운드(약 7천900만원)을 받은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남아공 국가안보국은 포의 책이 빠르게 팔려나가자 이 책이 국가안보국 요원의 신원과 작전수행 방법에 대해 밝혀 정보법을 위반했다면서 판매 금지를 명령했다.
남아공에서는 지난해 말 주마 대통령과 인도계 유력 재벌인 굽타 일가의 유착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주마 대통령의 부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주마 대통령은 러시아, 러시아 기업과의 유착 의혹도 받고 있다. 주마 대통령은 2010년부터 러시아를 수차례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만나면서 최대 9곳에 달하는 남아공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개인적인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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