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규정대로면 이적료 2천만 달러, 계약금 최대 343만5천 달러 불과
MLB 진출해도 최저 연봉…텍사스·양키스 유리
'오타니 특별룰' 생길지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타자로는 20홈런, 투수로는 시속 165㎞를 뿌리는 오타니 쇼헤이(23)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도전이 공식화됐다.
오타니의 소속팀 닛폰햄 파이터스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타니의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가한다고 발표했다.
다케다 노리무네 닛폰햄 사장은 "오타니가 오늘 구단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한다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에 구단은 포스팅을 통한 미국 진출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미국프로야구는 오타니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낸다. 공식적으로 다녀간 스카우트만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중 16개다.
오타니 역시 지난달 'CAA스포츠'를 에이전트로 선임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본격화했다.
관건은 오타니의 '몸값'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일본야구기구는 2013년 일본 구단 선수를 메이저리그가 데려갈 때 포스팅 금액 상한선을 2천만 달러(약 222억7천만원)로 정했다.
이 조항은 올해 10월 31일 효력이 만료됐고, 미국과 일본 측은 재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현지 언론은 현행 2천만 달러 선에서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만약 미국과 일본 사이의 포스팅 금액 상한선이 내려가도, 오타니에게만 '특별법'을 적용하는 방법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를 얻을 수 있다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모두 2천만 달러는 충분히 투자할 만하다.
그러나 계약금 때문에 일부 구단에 오타니는 '그림의 떡'이다.
메이저리그 규정에 따르면 구단별 국제 유망주 계약금 총액은 1년 최대 575만 달러다.
지난해 이를 초과한 구단은 올해 계약에서 최대 계약금이 30만 달러로 제한된다. 오타니를 데려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이 명단에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카고 컵스, 워싱턴 내셔널스 등 내셔널리그 강팀이 다수 포함됐다.
반대로 제한액수 '잔액'이 많이 남은 구단이 유리하다.
AP통신은 "오타니에게 가장 많은 계약금을 지급할 수 있는 구단은 텍사스 레인저스로 343만5천 달러다. 가장 유력한 행선지다. 그 뒤를 따르는 구단은 뉴욕 양키스(325만 달러)와 미네소타 트윈스(324만5천 달러)"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25세 이하 국제 아마추어 선수에게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54만5천 달러)만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단체 협약(CBA)에 합의했다.
23세인 오타니는 이 규정에 따라 내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도 최저 연봉밖에 받을 수 없다.
이에 MLB 선수노조는 오타니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돕겠다고 밝혔고, 일각에서는 '오타니 룰' 도입을 예상한다.
오타니가 빅리그 진출로 '연봉 대박'을 터트리려면 FA 자격을 취득하는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 4년을 더 뛰어야 FA가 되는 오타니는 그러나 최저 연봉을 받더라도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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