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농성장 찾았다 발길 돌려…주민 "지난 2년간 외면" 반발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는 반대 주민과 제주도 간 공식 대화의 자리가 마련될 전망이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10일 오후 도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앞으로 성산 대책위와 대화의 자리를 갖기로 제2공항 반대 주민과 내부적으로 이야기했고 합의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제2공항 사업은 국토부 사업이어서 도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현안을 놓고 대화할 것"이라고 말해 주민들의 제기하는 '제주공항 사전 타당성 조사 보고서 재검토 방안'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임을 내비쳤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제2공항 입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50)씨가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하는 도청 앞 농성장을 방문했으나 주민들이 막아서 5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김형주 성산읍 대책위 공동대표는 "지난 2년간 우리 목소리를 한 번도 들어주지 않고서 이렇게 불쑥 나타나면 언론 플레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단식 중인 김씨는 "정식으로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김씨를 만날 수 없게 되자 원 지사는 "김씨에게 건강 잘 챙기라고 전해달라"고 말하고 돌아갔다.
원 지사 이날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와도 만나 김씨가 단식 농성을 풀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 부위원장이기도 한 김경배씨는 지난달 10일 도청 앞에 농성장을 마련하고 이날까지 32일째 단식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보고서'가 오류투성이인데도 국토부가 제2공항 사업을 강행하고 있고 도는 주민들과 대화하지 않고 있다며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계속 단식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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