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출몰 횟수 서울이 1위…"먹을 것 찾아 도심 내려와"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겨울을 앞두고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빈번해지는 가운데 부산에서 멧돼지 출몰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부산의 지난해 멧돼지 출몰 횟수는 총 149회로, 전년도 30회에서 무려 397% 증가했다. 이는 규모와 증가율로 따지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과 대구는 각각 80.0%, 13.5%로 증가율이 더 낮았고, 울산은 증가율만 따졌을 때는 425%로 더 높았지만 출몰 횟수가 4회에서 21회로 늘었을 뿐이다. 같은 기간 광주는 84회에서 9회로 오히려 줄었다.
부산에서는 지난 9일에도 사상구 대덕여자고등학교 인근에 멧돼지 4마리가 동시 출몰해 이 가운데 3마리가 사살됐다.
한상훈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부산은 주변이 산림으로 연결돼 멧돼지들이 넘어오는 사례가 많다"면서 "주변 지역에서 연중 포획을 하고 있다 보니 멧돼지들이 부산으로 피신하느라 출몰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따뜻한 날씨 탓에 멧돼지 사망률은 줄고 번식률이 높아 전국적으로 출몰 횟수가 늘었다"면서 "이렇게 늘어난 멧돼지들이 겨울철이면 먹을 것을 찾으러 도심으로 내려온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도심지역의 멧돼지 출몰 횟수는 1천93회에 달한다. 전년도 743회보다 47.1% 늘었다.
지난해 서울에서 멧돼지 출몰 횟수는 279회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북한산이나 북악산 등에 멧돼지가 많이 사는 데다 이들 산을 오르는 탐방객들이 밤이나 도토리 등을 주워가는 바람에 멧돼지의 먹이가 줄어든 탓이다.
한 연구관은 "서울은 최근 10여년 간 멧돼지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출몰한 지역"이라며 "서울은 도심 주변에 먹을 것이 많아 배고픈 멧돼지들이 더 자주 내려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멧돼지는 환경 적응력이 높아 차량이나 주변 변화에 겁내지 않고 복잡한 서울 도심에도 어렵지 않게 내려온다"고 덧붙였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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