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이형택 이후 14년 10개월 만에 쾌거
11일 루블레프 상대로 투어 첫 우승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54위·삼성증권 후원)이 남자프로테니스(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총상금 127만5천 달러) 결승에 진출했다.
정현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준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65위·러시아)를 3-2(4-1 4-1 3-4<4-7> 1-4 4-0)로 꺾었다.
이로써 정현은 11일 결승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37위·러시아)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정현은 지금까지 루블레프와 두 번 만나 모두 승리했다. 이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정현이 3-0(4-0 4-1 4-3<7-1>)으로 이겼다.
정현이 투어급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창설된 이 대회는 21세 이하 선수들 가운데 세계 랭킹이 높은 8명만 출전했으며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4강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정한다.
따라서 이 대회가 공식 투어 대회인지, 아니면 단순한 이벤트성 대회로 봐야 할지 해석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ATP 인터넷 홈페이지는 이날 기사를 통해 '정현이 투어 대회 첫 결승에 나서게 됐다'고 명시해 이 대회를 투어 대회로 인정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다만 이 대회에는 ATP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지 않다는 것이 일반 투어 대회와 차이점이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 대회 단식 결승에 오른 것은 2003년 1월 이형택(41) 이후 14년 10개월 만이다.
이형택은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투어 대회 정상에 처음 올랐으며 2001년 5월 US 클레이코트 챔피언십에서는 결승까지 진출했으나 앤디 로딕(미국)에게 져 준우승한 바 있다.
정현이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21세 이하 '차세대 주자' 가운데 최강으로 공인받으며 넥스트 제너레이션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오르게 된다.
정현의 종전 투어 대회 최고 성적은 올해 5월 BMW오픈 4강 진출이었다.
정현은 이날 경기에서 먼저 두 세트를 따내 기선을 잡았지만 3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주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4세트마저 1-4로 뺏겨 마지막 5세트로 끌려들어 간 정현은 먼저 메드베데프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2-0으로 앞서 나갔다.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0-40으로 뒤져 마지막 위기를 맞은 정현은 이후 연달아 4포인트를 따내 게임스코어 3-0으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21세 이하 톱 랭커들 가운데 정현보다 한 살 어린 1997년생 알렉산더 즈베레프(3위·독일)만 다음 주 열리는 ATP 파이널스 출전을 위해 이 대회에 불참했다.
한편 이 대회에선 실험적인 경기 규칙이 도입돼 매 세트 4게임을 먼저 가져가는 쪽이 승리하고, 40-40에서도 듀스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또 포인트가 나온 이후 25초 이내에 서브를 넣어야 하고, 선심 대신 전자 판독 장비인 호크아이가 판정하고 있다.
정현과 루블레프의 결승은 한국 시간으로 12일 오전 5시에 시작한다.
정현은 결승 진출로 상금 26만 5천 달러(약 3억원)를 확보했다. 우승할 경우 상금 액수는 39만 달러(4억3천만원)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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