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이하 유망주 대회 결승 진출…차세대 선두 주자로 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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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정현(21·삼성증권 후원)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차세대 선두 주자'로 공인받았다.
정현은 21세 이하 톱 랭커 8명이 출전해 실력을 겨루는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결승에 진출하며 투어를 대표하는 유망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정현은 이 대회를 앞두고 외국 매체 전망에서 출전 선수 가운데 최약체로 분류됐으나 이를 보기 좋게 뒤엎고 투어급 대회 결승 진출의 성과를 올렸다.
올해 창설된 넥스트 제너레이션에는 세계 랭킹 54위인 정현 외에 안드레이 루블레프(37위), 카렌 카차노프(45위·이상 러시아), 보르나 초리치(48위·크로아티아), 데니스 샤포발로프(51위·캐나다), 재러드 도널드슨(55위·미국), 다닐 메드베데프(65위·러시아), 잔루이지 퀸치(306위·이탈리아) 등 8명이 출전했다.
개최국 이탈리아 선수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한 퀸치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은 세계 랭킹에 따라 출전 자격을 따낸 선수들이다.
세계 랭킹 3위 알렉산더 즈베레프(3위·독일)도 출전 자격을 갖췄으나 바로 다음 주에 개막하는 ATP 파이널스 출전을 위해 이 대회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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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전 영국 신문 텔레그래프는 이 대회에 자력으로 출전한 7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잠재력 순위를 매겼다.
이 매체는 정현을 7명 가운데 최하위로 '평가 절하'했다.
텔레그래프는 우선 '견고한 백핸드와 빠른 포핸드를 갖췄다'며 '올해 프랑스오픈에서도 3회전까지 진출했다'고 정현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파워가 부족하고 자신만의 주 무기가 없어 최정상급 선수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 매체가 꼽은 잠재력 1위는 샤포발로프였다.
올해 US오픈 16강까지 진출한 샤포발로프는 8월에는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을 꺾어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샤포발로프에 대해서는 '보기 드문 왼손 원핸드 백핸드를 구사하고 서브와 포어핸드 역시 잠재력을 갖췄다'며 '스타성까지 있는 그를 존 매켄로는 미래의 세계 1위로 점찍었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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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포발로프에 이어 카차노프, 루블레프, 초리치, 도널드슨, 메드베데프 순으로 텔레그래프로부터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정현은 이 대회 첫 경기에서 샤포발로프를 3-1로 물리쳤고 루블레프와 퀸치도 연파했다.
또 준결승에서 메드베데프를 3-2로 따돌린 데 이어 12일(한국시간) 결승에서 루블레프와 재대결하게 됐다.
물론 정현이 이 대회 결승 진출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텔레그래프의 전망은 단순히 이번 대회만 놓고 본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진수 JSM 테니스 아카데미 원장은 "정현이 스트로크 대결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며 "그러나 이제 밀리지 않는 것에 만족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밀리지 않는 정도로는 랠리가 길어지게 되고, 그만큼 많이 뛰어다녀야 한다는 의미"라며 "그러다 보면 부상 위험성도 커지고 높은 승률을 담보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현은 세계 10위 안에 충분히 들어갈 재능을 갖춘 선수"라며 "톱 랭커들을 상대로도 고비 때 포인트를 따낼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파워까지 갖춘다면 내년에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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