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목포신항서 거행…서울서 장례후 국립현충원 안장
(목포=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앞으로 많은 아이들, 선생님들이 이런 비극을 겪지 않고, 저처럼 아픔 겪지 않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3년 만에 유해를 찾은 단원고 고창석 교사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목포신항에서 열렸다.
지난 5월 5일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처음으로 유해 일부가 발견된 이후 긴 기다림 끝에 스산한 바람이 부는 겨울 초입에서야 장례를 치르게 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이 있던 객실을 뛰어다니며 탈출을 돕다가 밖으로 빠져나지 못한 고 교사의 죽음을 안타까워한 제자들과 동료 교사들의 헌화가 잇따랐다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 장만채 전남도 교육감 등 교육청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소리 죽여 눈물을 흘리며 차가운 바닷속에서 돌아온 고인이 따뜻한 세상에서 영면하길 기원했다.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도 고인의 관 위에 흰 국화를 놓으며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운구차는 천천히 세월호가 놓인 목포신항을 한 바퀴 돌며 수습 활동을 함께한 현장 작업자들과 인사를 한 뒤 오전 9시께 신항을 떠났다.
3년 넘게 마음을 졸여온 고 교사 부인은 "아이들한테 아빠를 못 찾아줄까봐 항상 두려웠는데 일부라도 유해를 수습하고 많은 도움으로 명예롭게 보내드려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 교사는 2014년 3월 단원고로 발령받은 지 한 달여 만에 참변을 당했다.
대학생 때 인명 구조 아르바이트를 했을 정도로 수영을 잘 했고 다른 학교 근무 시절에는 학교에 불이 나자 가장 먼저 소화기를 들고 뛰었던 고 교사는 세월호 참사 때도 학생들의 탈출을 도왔다.
제자들은 고 교사의 짧은 머리카락이 고슴도치를 닮았다면서 '또치쌤'이라고 불렀다.
고 교사는 참사 당일 아침 부인에게 '애들을 돌보느라 고생했다. 미안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을 끝으로 연락이 두절됐다.
고 교사는 직무수행 중 순직한 것으로 인정받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사흘간 장례식을 치른 뒤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단원고 남현철·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씨·혁규군 부자 등 5명이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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