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반도핑기구, 러시아 도핑스캔들 데이터베이스 확보

입력 2017-11-11 15:53  

세계반도핑기구, 러시아 도핑스캔들 데이터베이스 확보

내부고발자가 전달…러시아, 평창행 좌절 '직격탄' 맞나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러시아의 도핑스캔들을 입증할 디지털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현재 분석 중이라고 11일(한국시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국가 주도로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자국 선수들의 도핑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뉴욕타임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WADA 정보조사부는 지난 10월 말 러시아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도핑 추문을 풀어줄 결정적인 열쇠인 데이터베이스를 입수해 현재 엄청난 분량의 백업 파일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 자료는 2012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반도핑기구가 실시한 러시아 선수들의 모든 약물 검사 데이터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반도핑기구의 내부고발자가 이 자료를 WADA에 넘겼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ADA는 자료 분석을 마친 뒤 얻게 될 새로운 정보를 14∼16일 서울에서 열리는 WADA 집행위원회 때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런 내용을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을 개별적으로 조사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공유했다고 WADA는 덧붙였다.

WADA의 분석으로 밝혀질 추가 정보는 러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막는 결정타가 될 것으로 외신은 전망했다.

캐나다 법학자 리처드 맥라렌이 이끈 WADA의 조사위원회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직전 5년간 러시아가 자국 선수들의 도핑 결과를 조작했다고 폭로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연루된 선수만 30개 종목, 1천 명에 달한다.

IOC는 러시아 육상, 역도 선수들의 리우올림픽 참가를 불허하고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포함해 금지약물 복용 의심 선수를 정밀 추적했다.

이 결과 최근 러시아 스키선수 6명을 적발해 이들의 소치올림픽 메달을 박탈하고 올림픽 무대에서 영구 퇴출을 결정했다.

데이터 분석으로 소변 샘플 바꿔치기, 혈액 샘플 빼돌리기로 이뤄진 러시아의 도핑 조작이 빙산의 일각이 아닌 거대한 빙산 자체로 드러나면 러시아는 궁지에 몰릴 것으로 점쳐진다.

또 12월 5일부터 사흘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될 러시아의 징계 수위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IOC와 WADA는 그간 약물 근절을 위해 러시아에 협력을 요청했으나 러시아는 자료 공유를 꺼렸다. 러시아는 국가 주도의 도핑 조작 의혹도 부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IOC의 러시아 선수 징계 배후에 미국이 있다며 미국과의 외교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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