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은 여전"…시 주석 '역사문제' vs 아베 '동중국해 안정' 거론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11일 베트남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전과 달리 '미소'를 보였다고 일본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관련 기사에서 두 정상이 회담 시작 부분에 양국 국기 앞에서 악수하고 함께 웃음을 보였다고 전했으며, 아사히신문은 "지금까지 시 주석은 아베 총리와 언론 사진 촬영 시 굳은 표정이었지만 이번에는 대일 자세의 변화라는 인상을 줬다"고 분석했다.
산케이신문 역시 시 주석이 '미소 외교'로 전략에 변화를 보였다고 분석했으며 마이니치신문은 "시 주석이 아베 총리에게 지금까지 보인 적 없는 듯한 웃는 얼굴로 악수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편안한 분위기에서 흉금을 터놓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장에는 5년 만에 양국 국기가 배치돼 일본 측이 관계 개선의 신호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시 주석의 미소에 대해 일본 외무성 간부는 "권력 기반을 굳힌 시 주석이 일본에 여유를 갖고 마주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이전에 비해 부드러워진 회담 분위기를 두고 중국에서 지난달 2기 지도부가 발족한 만큼 안정적 외교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아사히는 관측했다.
시 주석은 아베 총리가 승리한 지난달 총선 결과에 사의를 전한 뒤 "양국은 평화, 우호, 협력이라는 큰 방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중일 관계의 지속적인 개선과 발전을 위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측이 (예정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회담은 특별히 요청하지 않았다"면서 "중국 쪽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시 아베 총리와 리 총리의 회담을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전날 회담에서 "중일 관계 개선의 열쇠는 상호 신뢰에 있다"며 "역사와 대만 등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에 관련된 중대한 원칙적 문제는 중일의 4개 정치문서 등에 기초해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와 대만 문제와 관련, "건설적 방법으로 대립을 조절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사히는 일본에 대한 시 주석의 불신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베 총리도 45분간 이뤄진 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지역에서도 법의 지배에 입각한 자유롭게 열린 해양 질서가 중요하다"며 "동중국해의 안정 없이 중일 관계의 진정한 개선은 없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자위대와 중국군의 우발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해공 연락 메커니즘'의 조기 운용 개시를 위해 논의를 가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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