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일본 평화조약 체결에 오랜 시간 걸릴 것"

입력 2017-11-12 17:23  

푸틴 "러시아-일본 평화조약 체결에 오랜 시간 걸릴 것"

APEC 폐막회견서 밝혀…쿠릴 반환 서두르는 아베 입장과 배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와 일본이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베트남 다낭에서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양자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평화조약과 관련해선 많은 문제가 있다. 일본이 안보 분야에서 다른 파트너국가들(미국 등)에 지고 있는 의무가 무엇인지, 이것이 평화조약 체결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일본이 무엇을 독자적으로 이행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이어 "이 모든 것을 분명히 해야 하며 이는 아주 큰 작업"이라면서 "실제로 이 작업은 1년 만에 끝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는 양자 관계 문제들도 있다면서, 러시아가 실효 지배중인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에 예전에 거주했던 일본인들의 고향 방문 문제를 예로 들었다.

옛 쿠릴열도 거주 일본인들이 성묘 등을 위해 고향인 쿠릴열도를 방문할 경우 비자 없이 방문하도록 허용하는 방안 등은 당장에라도 양국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어떤 일은 지금 당장 할 수 있고 어떤 일은 장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면서 "이는 양국에서 누가 정권을 잡고 있느냐에 달린 문제가 아니며 모든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하려는 양국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은 평화조약 체결을 쿠릴열도 반환 문제와 연계해 서둘러 해결하려는 아베 총리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태평양 전쟁) 당시 적국으로 맞서 싸운 러시아와 일본은 종전 이후 지금까지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러시아와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데 전제 조건으로 양국 간 영토 분쟁 대상인 쿠릴 4개섬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쿠릴 반환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와 일본은 홋카이도(北海道) 서북쪽의 쿠릴열도 가운데 남쪽에 있는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르), 시코탄(色丹), 하보마이 등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고 있다.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통상 및 국경에 관한 양자조약을 근거로 쿠릴 4개 섬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쿠릴열도를 실효지배하는 러시아는 열도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승국과 패전국 간 배상 문제를 규정한 국제법적 합의(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고 맞서고 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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