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달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한 데는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2골이 결정적이었지만, 고요한(FC서울)의 숨은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콜롬비아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상대 팀의 최고 스타이자 대표 골잡이인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를 밀착 마크하는 임무를 받아 100% 완수해냈다.
끈질긴 고요한의 괴롭힘에 공격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로드리게스는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만회 골 도움을 기록했지만, 짜증 섞인 표정과 김진수(전북)와의 경합 속에 보인 '비신사적'인 모습만 짙게 남았다.
고요한은 '멀티 플레이어' 자질이 있지만, 소속팀에선 주로 측면 공격수나 윙백으로 주로 나섰다.
따라서 그의 중원 기용은 경기 전까진 의문을 자아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고요한은 중원에서 경쟁력을 보이면서 국가대표팀에서 '조연'에서 '주연'으로 올라설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대표팀이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첫 훈련에 나선 12일 오후 만난 고요한은 "한 선수를 전담 마크한 건 처음인데,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셔서 콜롬비아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은 장단점이 있다. 주 포지션이 어디인지 고민하기도 했지만, 경쟁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라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본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고요한은 "어릴 때 리베로를 한 적도 있고, 골키퍼 빼곤 어디든 자신이 있다"면서 "그간 대표팀에서 좋은 경기를 못 보여 비판도 많이 받았는데, 이번 경기 이후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개인적으로 자신감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신태용호'는 14일 세르비아전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이 경기는 처음으로 대표팀에서 존재감을 발산한 고요한에게도 또 한 번의 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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