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신용불량자를 상대로 스마트폰 가개통 사기로 거액을 챙긴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조폭이자 총책인 김모(27)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명의대여자 모집과 스마트폰 개통, 스마트폰 처분, 관리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사기 행각을 벌였다.
경찰이 낸 자료를 보면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생활정보지에 '신용불량 통신연체 바로 현금지급, 신용불량자도 가능'이라는 광고를 냈다.
신용불량자 등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연락해오면 값비싼 스마트폰을 '가개통'(사용하지 않고 개통 직후 처분) 하고 나서 명의자에게 대당 50만∼60만원을 주고 단말기를 대당 70만∼80만원에 장물아비들에게 넘겼다.
통신사에서 스마트폰 개통 때 지급하는 보조금 30만원도 챙겼다.
이들에게 속은 사람들은 스마트폰 개통 때 5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지만 100만원이 넘는 스마트폰 단말기 값과 통화요금을 갚아야 했다.
경찰은 이들이 이런 수법으로 최신 스마트폰 403대를 가개통해 4억6천만원을 부당하게 챙겼다고 설명했다.
통신사에서 스마트폰 불법개통 등을 막기 위해 개통 초기에 하는 모니터링에 대비, 개통 때 받아 놓은 유심칩을 중고 스마트폰에 꽂아 3개월 동안 일부러 통화량을 발생시켰다.
또 일부 통신사는 스마트폰 단말기 고유번호인 IMEI 값과 유심이 개통 때와 같아야 모니터링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개통된 최신 스마트폰의 IMEI를 중고 스마트폰에 복제해 통화기록을 남겨 개통 때 받은 보조금 회수에 대비하기도 했다.
이들은 급전이 필요한데 스마트폰 개통이 안 되는 사람에게는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이들이 취업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3천만원 가량을 대출받도록 하고 나서 2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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